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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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권의 책은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은 한권의 책을 중심으로 한 테마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분절된 이야기를 모은 것은 아닙니다. 책을 매개로 역사상 가장 가슴 아픈 시대를 살아간 소녀의 이야기를 너무나 시적인 문체로 담아낸 창의적인 책입니다.

죽음의 신이 바라다보는 시선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책이 보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합니다. 너무나 강렬한 도입부. 너무나 처절한 비극를 너무나 아름다운 시적인 문장들에 싣는 작자의 재주는 재주라고 하기보다는 타고난 천재적 서사시인의 경지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책을 이끌어가는 독특한 구성뿐만 아니라 책의 아름다운 문장과 기발하리만큰 독특한 문체로도 칭찬을 받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입니다. 또 한 인생이라는 것,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차가운 듯하면서도 애정어린 시선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성입니다.

사람의 삶의 아픔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보고서이며,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인간은 얼마나 선한 존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웅변이면서, 숨이 금새 끊어질듯이 갸느다란 생명력을 가진 소녀가 가장 참담한 역사적 상황에서도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열정적인 주장이기도 합니다.

기존 소설의 어법을 송두리째 엎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소설의 전개법이 대단하고, 끊임없이 계속되는 너무나 신선한 문장들이 독서를 제법해서 어지간한 책에는 마음이 끌리지 않는 독서 피로감에 사로 잡힌 사람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힘을 가진 책입니다.

이런 모든 찬사에도 불구하고 역시 이 책을 이끌어가는 가장 강렬한 힘은 이 책을 관통하는 작가의 명확한 주제의식입니다. 역사의 아픔과 사람의 삶에 대한 긍정. 그 강한 힘이 이 책의 독특한 관점과, 아픔을 표현한 아름다운 문장으로 완성되는 강렬한 경험을 선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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