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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의 한국과 한국인 - 21세기 지성학 강좌 ㅣ 21세기 지성학 강좌 1
이어령 외 지음 / 아카넷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한 대학의 지성학 강좌의 강의 내용으로 꾸며진 이 책은, 우리나라의 내노라하는 지성인들이 대거 나와서 21세기의 한국을 위해 젊은 세대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 각자의 진심어린 속마음을 전하는 내용인 것 같다. 각자의 분야에서 저마다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젊은 학생들에게 하는 강의에서 굳이 꾸밀 것도 자랑을 할 것도 없을 것이다. 거대한 변화가 예고되는 21세기를 바라보는 그들의 속마음이 잘 나타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자의 분량이 책의 1/10이다 보니 각장이 그리 길지가 않아 책을 읽는 부담도 적다. 그러니 한권의 책으로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한 10권의 책을 읽는 효과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저마다 다른 사회적 배경과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말들이지만, 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그들의 말에는 다들 공통점이 있다. 21세기는 소프트 파워의 시대가 될 것이란 것이다. 문화, Entertainment. 기술, 창의성, Social Power... 이런 것들이 21세기의 경쟁력을 이끌어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 예가 지금 아시아를 흔들고 있는 한류이다. 지금의 한류는 우발적으로 생겨난 것이지만, 앞으로 체계적으로 우리의 문화적인 자원을 전략적인 상품으로 만들 때 그곳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사실 의기소침해 있다. 소위 샌드위치 위기론 때문이다. 중국의 추격은 예상외로 거세고 엄청난 파워를 가진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따라가기에 일본의 경쟁력은 너무 멀게 느껴진다. 이제 우리가 가진 기존의 경쟁 방법으로 대외의존적인 우리경제를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고 있는 때이다. 그러나 이 책의 화자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희망을 가져라고! 우리가 비록 하드웨어적인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무한한 가치를 창조해 줄 소프트웨어라는 분야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바로 한류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이룩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의 영역이다. 그리고 그 소프트웨어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희망과 도전의식과 젊음을 바쳐서 공부하고 노력하는 열정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패배의식에 젖어있을 여유가 없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희망이라는 강한 무기로 무장을 해서 새로운 전력을 만들어 내어 활짝 열린 해외시장으로 뻗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말하는 코드는 바로 다이내믹이라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로 소문난 대한민국은 응집된 에너지가 폭팔 할 때 엄청난 힘을 낸다. 우리는 그것을 올림픽에서, 그리고 월드컵에서 거듭 확인한 바가 있다. 또 지난 시절 엄청난 속도로 뻗어나갔던 우리의 경제발전이 우리들의 다이내미즘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를 먹여 살리는 주력산업들은 사실 수십 년 전에는 우리나라에 애당초 존재하지 조차도 않았던 산업들이다. 우리는 그런 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오늘날 치열한 세계적 경쟁에도 불구하고 선두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분야를 준비해야 한다. 바로 우리의 미래를 열고 미래의 한국을 역동적으로 만들어줄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바로 우리들의 젊은이들과 그 젊은이들을 지도하고 이끌어갈 사회의 선배, 부모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한강의 기적이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샌드위치의 조건을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역발상. 그런 발상을 실현할 수 있는 용기와 능력. 그리고 그런 용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성실성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빛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