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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마이크로 코스모스
베르너 지퍼.크리스티안 베버 지음, 전은경 옮김, 손영숙 감수 / 들녘 / 2007년 10월
평점 :
‘나’라고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나의 실체일까. 나라고 하는 관념은 실제하는 것일까, 아니면 몇몇 재료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일까. 이 책은 나라는 정체성에 대해서 철학적인 방법이 아니라 뇌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책이다. 오늘날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새로운 영역의 학문인 뇌과학은 뇌의 구조와 기능이 나라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에는 나의 정체성, 혹은 나를 규정하는 요소들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이 뇌의 병리학적 이상에 따라서 엄청나게 달라지는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읽어보면 나라는 심리적 정체성이 뇌라는 눈에 보이는 구조물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을 할 수가 없게된다. 영혼이 차지하던 신비의 자리에 뇌라는 생물학적 구조물이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나라는 것은 뇌라는 작지만 엄청나게 복잡한 구조물속에서 아직도 인간이 잘 알지 못하는 신경의 결합에 의해 탄생한 결과물이라는 것이 결론일까? 아직은 확실치 않은 결론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그쪽으로 나의 생각이 기울어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