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까의 한국고고씽
고마츠 사야까 지음 / 미다스북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으면서 마음껏 키득거렸다. 미소를 짓다가 소리를 내 웃기도 하고, 가족들에게 이것봐 이것좀 보라고... 하면서 보여주기도 했다.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사실 난 이 책이 아주 재미있는 책인지는 잘 모른다. 난 원래 가벼운 책은 잘 읽지 않는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오랜마에 읽은 가볍고 재미있는 책인 것은 틀림없지만, 다른 책이 이 책보다 더 재미있는지의 여부는 알 수가 없다.
 
자칭 진지한 책을 즐겨읽는 다는 내가 왜 이 책을 읽게 되었을까. 그것은 한 일본 여인이 한국에 와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알고 싶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 책을 '일본인의 한국문화체험에 대한 공부'를 위해서 읽을 요량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지만, 애초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예상대로 이 책에는 일본여인이 한국이라는 이질적인 문화에서 느끼는 것들이 잘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글을 무척 맛깔나게 쓰는 사람이다. 한국에 온지 5년. 한국어를 마스터하기에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다. 그런데 그녀는 마치 한국사람처럼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자신은 양정역처럼 'ㅇ' 자가  들어간 단어를 발음을 하지 못해서 고생을 한다고(일본인들은 ㅇ이 들어간 단어의 발음이 그렇게 힘든가 보다) 말하고 있지만, 그녀가 쓰는 글로 된 말은 유창하기만 하다. 유머감각 또한 대단하다. 글을 이끌어가는 솜씨 또한 보통이 아니다. 하긴 그녀는 일본에서 일문과를 다녔다고 하지 않는가. 글을 다루는 솜씨는 일품이다.
 
방년 27세. 한창 꿈도 많고 또 고민도 걱정도 많을 그 시절. 그녀는 고민보다 꿈을 택했다. 그래서 그녀의 말대로 한국으로 '고고씽--' 뉴질랜드에서 만난 한국 남자의 매력때문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어쨋든 그녀는 한국생활에 무난히 잘 적응하는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의 반일 감정이 어떻든, 일본 총리가 야스꾸니 신사에 참배를 하든말든... 사실 사야까 같으 보통 일본 사람에게 그런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래서 일본여인의 한국문화 체험을 통해서 일본문화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나는 기대하지 못한 선물을 얻었다. 오랜만에 신나게 웃으면서 재미있는 독서를 해 본 경험. 그리고 우리가 미워하는 일본과 보통의 일본사람은 차별화해야 하다는 것을 안 것이다. 사실 이 두번째 것은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었다. 내가 아무리 일본문화를 이해해도 이것을 깨닿지 못하면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에 중대한 결함이 있을수 밖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각 챕터의 마지막이 사야까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일본의 풍속과 문화관습에 관한 사진과 간략한 소개가 있다.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일본에 조금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내용이다. 그러나 지식으로 안다는 것과, 구체적이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의 육성을 통해서 (간접)경험적으로 안다는 것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즐겁고 또한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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