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닥에 탐닉한다 작은 탐닉 시리즈 8
천경환 지음 / 갤리온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바닥을 좋아하는 건축 디자이너가 있다. 바닥도 공간의 한 종류이고 건축 디자인의 한 부분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바닥에 유난한 관심을 가진 건축 디자이너가 있었다는 말을 들어보진 못한 것 같다. 바닥이 건축 디자인의 영역이 아니진 않겠지만, 그가 바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건축 디자이너라는 직업 때문이기 보다는 아무래도 그의 개인적인 감성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볼 건물들이 수두룩하게 많은 유럽의 도시들에 여행을 가서도 그의 관심은 온통 바닥에만 쏠려 있다니 말이다. 바닥을 좋아한다는 것은 하늘을 올려다보기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하늘을 쳐다보는 것은 가슴속에 하늘을 그리워하는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에 하늘을 올려보는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다른 좋은 풍경을 마다하고 바닥만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에는 아마도 하늘을 바라보는 그것과 마찬가지의 그리움과 낭만과 끊이지 않는 열정이 가득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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