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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 - 파피루스에서 e-북, 그리고 그 이후
니콜 하워드 지음, 송대범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책은 지식이 머무러는 거처이다. 아득한 태고에는 구전을 통하여 지식이 전하여 지기도 했을 것이다. 지금도 모든 지식이 책으로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방식의 비언어적 지식이 있고, 언어적 지식도 반드시 책이라는 형태로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 지식의 거처로 책이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최소한 인쇄술이 발전한 르네상스 이후로부터는.
이 책은 중세 이후 흥망을 거듭했던 여러가지 국가들의 흥망의 근거로 책을 꼽는다. 책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가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경제적 부를 창조하는 국가가 되어온 것이 역사적인 진리라는 것이다. 산업혁명기의 영국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책이 많은 국가였었다. 한창 승승장구하고 있던 시기의 네덜란드는 자유로운 기풍으로 인해 전 유럽에서 학자들이 모여들던 곳이었다.
이런 예들은 단지 과거에만 해당하는 먼 옛날의 경험들이 아니다. 오늘날의 세계에도 이런 경험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바로 오늘날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적 군사적 힘을 자랑 미국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학문이 발달한 나라이다. 또한 가장 많은 책이 출간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오늘날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라들은 한결같이 책이 거의 없는 나라들이기도 하다. 책의 부족이 가난의 결과이기 보다는 가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성찰이 날카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