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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대탐험 - 인류를 빛낸 20세기 7대 탐험, 에베레스트에서 남극까지
크리스 보닝턴 지음, 이정임.정미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왜 탐험을 하는 것일까... 그런 의문을 가져본다. 얼마전 한 소아과 의사가 남극에서 1년을 체류하고 돌아온 체험을 출판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의 용기도 대단하지만, 그가 머무른 안전한 기지가 아니라, 아무도 가보지 않은 험하고 위험한 길을, 힘들여서 도전하는 사람들의 세계는 도데체 어떤 것일까...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산에 오른다라고 한다. 이제 누구나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말이지만, 내 생각에는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산에 오르는 이유, 지상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편안한 일상을 떠나 굳이 그 불편한 곳에 오르는 이유를 굳이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산이 그곳에 있다고 산에 오느는 것은 아닐것이다. 산을 그곳에 있다는 것과 산을 오르는 이유는 다를것이다. 그러나 그 이유를 달라 설명할 방법이 없기에 우리는 그렇게 표현하면서 다른 무엇을 느끼는 것일게다.
이 책은 세계의 유명한 모험과 도전에 관해서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개개의 도전에 대해서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도전을 행하는 사람들의 영광스러운 업적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그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전에 임하는 과정을 통해서, 언어의 이면에 감추어져 있는 도전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려고 시도하는 책이다.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를 가지고는 딱히 말할수 없지만, 하나의 에피소드의 감동위에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얹혀지고... 그렇게 이미지들이 중첩되다보면 뚜렷하게 각인되는 한가지의 이미지가 남게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인감. 승부욕. 아무도 해보지 않은 것에 위험을 무릅쓰는 인간의 불합리함. 그 불합리한 것은 실현하기 위해 현실에서 어려움을 무릅쓰고 도전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그 어려운 과정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 마침내 나선 도전에서 중도에 포기하고 마는 사람들. 그리고 마침내 그 도전을 이루는 사람들...
그러나 이 책은 그 도전을 성공으로 이끈 사람들 승리자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그저 덤덤하게 그 과정들을 기록할 뿐이다. 그리고 거듭되는 에피소드를 통해 그 도전에 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 책을 읽는 우리들의 마음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본성속에 내재되어 있는 어떤 야수성. 디오니소스적인 울림. 그리고 다른이보다 그것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그 불굴의 의지로 자신의 내면이 요구하는 것을 이루어내는 과정을 덤덤히 보여줄 뿐이다.
세상의 모든 진실이 이렇게 덤덤한 것일까. 전혀 과장하지 않기에, 승자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지 않기에. 저자 자신도 수없이 도전하고 여러번 성공을 거둔 극한의 상황에 도전하는 인간의 본성을 차분히 부여주는 때문에... 그래서 더 감동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