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별 여행자
무사 앗사리드 지음, 신선영 옮김 / 문학의숲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여행자이다. 우리는 자꾸 그 사실을 잊어버린다. 막막하고 끝도 없는 사막을 정처없이 유랑하는 유랑자들은 아무런 목적도 없고 방향도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들에는 분명한 유랑의 방향과 목적이 있다. 다만 그들은 더 인내심이 많고, 너무 조급해하지 않는다. 그들이라고 욕심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들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연의 순리에 적응할지 알며, 과도한 욕심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는 사람이지만 그점에서 다르다. 그들의 인생여정과 우리의 인생여정은 얼마나 다른 것인가.

이 책은 그 극명한 대비를 아름다운 서정과 맑은 시선으로 묘사하여 읽는 이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책이다. 단아하고 고운 글들 하나하나가 읽는 이에게 집중하여 글의 운율을 따르게 만든다. 그리고 그 글들이 의미하는 것에 관해서 한참을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현대문명의 이기를 향해 곤한 삶을 달려가는 사람이다. 더 많은 지식과 더 많은 호기심을 향해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잠을 아끼는 사람이다. 그러나 정작 내 마음에 담고 있는 지혜는 무엇이었던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난후 이 책의 아름다운 이야기 또한 내가 읽은 수많은 책들의 숫자중 하나에 불과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이 아름다운 책을 만나기 이전에도 수권의 이와 비슷한 책들을 만난적이 있었고, 그때마다 나는 잠간의 휴식을 취한뒤 다시 전과 마찬가지의 달음박질을 계속해왔던 것을 기억한다. 책이 삶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나 언젠가 내 삶에 진정한 의미를 추구할 시기가 올 즈음 나는 아마 운좋게도 이 책을 떠올리고 될 것이고, 그때 나는 어쩌면 내가 걸어왔던 삶의 방향을 되돌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