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테러
테리 이글턴 지음, 서정은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사람들이 하는 모든 행위는 사회적인 것이다. 동시에 모든 행위는 정치적인 것이다. 그것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건 아니건 간에... 이까지는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말이다. 워낙 많은 책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이 그런 내용을 설파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세상에서 사람들이 하는 모든 행위는 경제적인 것이다. 이런 명제도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인다. 친숙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명제는 어떨까. "세상의 모든 행위는 예술적인 것이며 신앙적인 것이고 동시에 미학적인 것이기도 하다." 어떤가?

이런 명제는 사실 대부부분의 사람들에게 낮설다. 그러나 예술을 공부하는 사람들, 미학을 전공하는 사람들, 일부 신앙인들에게는 전혀 낮설지 않은 명제이기도 하다. 단지 이런 관점이 사회의 나머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을뿐이다.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행위는 사회적이고 경제적이고 정치적이고 예술적이고 종교적이고 미학적이다. 설령 그들이 종교에 대해서 예술에 대해서 전혀 아무런 의식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자신의 정치성에 대해서 아무런 의식을 하지 않고 살아도, 그것자체가 정치적인 행위인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이 책은 테러라는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를 미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 책이다. 당연히 낮설다. 그러나  그런 면에 목말라 있던 사람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책이다. 끊임없이 되풀이 되어온 디오니소스적인 전통과 아폴로적인 전통의 대립을 테러와 반 테러라는 것으로 바라보는 책이기 때문이다. 아폴로적인 전통은 당연히 이성적 힘에 의한 세계의 지배이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라는 관점에서 당연히 렉서스의 전통이다. 반면에 디오니소스적 전통은 비합리적이게도 올리브나무를 택한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가치는 합리성과는 다른 것이다. 합리성자체가 아폴로적인 관점의 산물인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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