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경제학
피에트라 리볼리 지음, 김명철 옮김 / 다산북스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저자는 말한다. 시애틀 WTO 회담을 반대하는 시위는 격렬하고 뜨거웠다. 그러나 그 빌딩 높은 곳에서 시위현장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의아했을 것이다. "저들이 우리들의 의도를 간파하고 반대를 하는 구나"가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골고루 이익이 돌아가는 정책을 도대체 왜 반대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졌을 것이라는 것이다.

경제현상은 한마디로 선과 악을 말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복잡다단한 것이다. 나도 저자의 그 말에 동의를 한다. 그래서 단순히 하나의 정책이 단순히 옳거나 그러거나 하는 이분법으로 설명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에도 동의한다. 그리고 단순히 수치학적 모델로만 막연하게 경제를 설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저자의 주장에도 동의를 한다. 그래서  T셔츠라는 한 물건의 생애를 돌아보는 여행이라는 '이야기'를 통해서 세계화시대의 경제를 돌아보는 저자의 견해에 동참하기로 했다.

놀랍게도 T셔츠를 만드는 목화는 여전히 미국이 주산지이다. 농업보조금의 존재때문이다. 그래서 기계화된 영농으로 만들어진 면이 세계각국으로 수출된다. 이것이 수출되는 나라들은 세계의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다. 방적공장은 가장 부가가치가 낮고 노동집약적이기에 팔것은 값싼 노동력 밖에 없는 나라들에게로 그 일감이 넘겨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일감을 둘러싸고도 경쟁이 존재한다. 쿼트가 폐지되어 더 싼 가격으로 일감을 받는 나라에 일감을 빼앗기는 나라는 그나마 '노예노동'을 통한 임금마저도 받을 길이 없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T셔트는 다시 미국으로 수입되어 고부가가치인 프린팅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미국인에 의해 소비된 T셔츠는 바로 버려지지 않고 더 가난한 아프리카 나라들로 수출되어서 그 나라 사람들에게 입혀진다는 것이다. 이런 T셔츠의 순환은 아프리카 나라들이 방적산업을 일으킬 기회를 박탈한다. 그러나 방적산업외에도 T셔츠의 유통에 관한 일거리들이 만들어지는 이점은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세계화는 한가지 부분의 불평등과 성장의 억제를 가져올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시야에서 보면 결국은 서로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다.

과연 그럴까. 그럴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이 미국인적인 시각에서 쓰여진 것을 틀림이 없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던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정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을것 같다. 경제는 단선적인 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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