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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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데기는 무속전승의 구전전승이다. 죽음을 넘어서 사자들의 세계로 여행을 하는 소녀이다. 죽음의 세계. 살아있으나 죽은 것 같은 삶. 죽음을 의식함으로써, 날마다 죽음을 경험함으로써 비로소 살아있음을 더욱 생생하게 하는 것. 무속에서 바리데기의 효용은 그런 것이다.

소설 바리데기의 바리의 삶은 무속전승에서의 바리와 같다. 북한. 중국. 영국. 이슬람... 그녀의 삶의 행적은 이땅과, 이세상의 아픔의 현장을 따라가는 여행이다. 가슴저리고 미어지는 아픔의 연속이 바로 그녀의 삶이다. 살아있으되 살아있다고 할 수 없고, 늘 삶의 최전선에서 아픈 삶을 살기에 가장 절절히 살아있음을 의식하는 삶.

그래서 바리는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무속전승을 딛고 오늘날의 현재에 생생한 캐릭터로 부활하게 된 것이다. 위대한 작가의 힘은 고전적 원형을 오늘의 삶에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의 동시대인들이 겪는 삶은 아프다. 그러나 그 삶의 아픔은 과거에도 있었다. 과거의 아픔을 겪으며 이겨내는 치유적 경험을 작가는 오늘의 삶에서 다시금 살려내는 것이다.

소설 바리데기는 아픈 이야기이다. 그 아픈 이야기는 단지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사회에 대해 푸닥거리를 이루는 치유적 경험이다. 아픔을 통해서 건강함을 회복하려는 건강성 회복의 노력이다. 원형을 통해서 우리의 아픔을 더욱 깊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아픔을 너무 생경하지 않게, 아픔을 너무 아픔에 매몰되지 않게, 그리고 우리의 삶을 더욱 깊일 바로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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