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 터키편, End of Pacific Series
오소희 지음 / 에이지21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가끔 귀중한 책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책의 내용에 매료가 되어서, 읽던 책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정독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나는 책을 많이 읽는다. 일종의 욕심이다. 그러나 사실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다. 책을 읽은 후 리뷰는 대체로 후하게 쓰는 편이다. 어떤 책이든 배울점이 있기 떄문이다. 그러나 정말로 마음에 쏙 와닫는 책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책속에 든 정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우선 세상을 보는 시선이 나 자신과 코드가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비슷한 감성을 느낄수가 있어서 좋다. 또 같은 시선이기에 저자가 책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내가 느끼고 경험하는 내용이 일치할 수가 있다. 그래서 그런 책을 만나면 더 없이 반가움을 느끼게 된다.

한때. 바람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사실 무심한 척하며 살아가는 지금도 그런 마음은 여전하다. 그러나 일상이라는 것의 관성이 나를 이 자리에 주저않히고 있을 뿐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내 속에서 일고 있는 그 바람의 회오리가 많이 잠잠해진 것이다. 반면에 이 책을 쓴 저자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그 열망이 강한 에너지로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더욱 부럽고, 아이와 함꼐 여행을 떠나는 그녀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이 더욱 대단하게 여겨진다.

주부. 아이의 엄마. 그것도 어린 아이이다. 아이에게 돌이 지나면서 부터 영어로 대화를 했다는 엄마이다. 그래서 아이는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책의 곳곳에서 아이가 한 영어 대화의 내용들이 나온다. 상당히 자연스러운 언어구사이다. 그녀는 아이에게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기회를 주기 위해 bilangual 교육을 시킨 것이라고 한다. 한국어로 나오는 책만 읽는 것보다, 세상의 언어인 영어로 된 책을 자유롭게 읽을수 있다는 것이 영혼의 자유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는가. 세상의 여러곳에서 통용된 언어를 자연스레 익힌다는 것이, 세상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영혼을 가지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겠느가.

이런 정도의 교육관을 가진 엄마라면 세상에 대한 대단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없다. 맞다. 그래서 그녀는 끊임없이 여행에 나선다. 터키를 찾아간 이번의 여행에서도 그녀의 그런 여행자 정신은 잘 드러난다. 그녀는 여행하는 방법이 다르다. 세상을 느리게 훝으면서 자신이 만나는 낮선 풍경과 시간과 사건들에 진지하게 집중을 한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대화하고 같이 그들의 삶에 빠져든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여행가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여행자는...결국은 떠나야 할 사람이다.

결국은 떠나야 할 그곳을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도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 여행을 가도 결국은 같은 자리로 돌아올 그런 여행을 그토록 부러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돌아오고 말 여행. 책에 그 여정과 사진이 가득이 들어있고, TV마다 다큐멘터리를 끊임없이 보내주는 그런 여행지를 고생해가면서 가고 싶어서 마냥 부러워하는 나는 왜 그런 설익은 방랑벽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모른다. 아니 알지만 언어로 설명할 수가 없다. 이 책의 저자가 여행에 대해가지는 그런 느낌과 같은 느낌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이 나를 인도하는대로 끊임없이 떠돌아다니고 싶어하는 방랑자의 영혼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만이 공유할수 있는 그런 느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