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술가의 뉴욕일기

뉴요커 - 한 젊은 예술가의 뉴욕 이야기
박상미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10월

뉴요커에겐 뭐가 특이할까. CF에 나오는 내용처럼 커피와 베이글 빵을 들고 다니는 것이 뉴욕일까. 아니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처럼 화려한 패션으로 치장한 것이 뉴욕의 삶일까. 혹은 월 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로 대변되는 금융왕국과 화려한 소비문화의 도시가 뉴욕인 것일까.

이 책은 뉴욕에서 체류하며 미술을 공부한 저자가 뉴요커들의 삶을 느끼고 조망한 이야기이다. 뉴욕에는 다양한 모양들이 존재한다. 뉴욕은 성공한 사람들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성공을 꿈꾸며 모여든 수많은 꿈꾸는 사람들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예술가들의 거리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사는 곳이 유명해지면서 하나둘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찌들었던 동네가 조금씩 번화해지기 시작하면 집값이 올라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깃들었던 동네가 그들의 명성으로 집값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정작 그들은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 새로운 가난한 동네를 찾아서 옮겨가기를 되풀이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시작해서 뉴요커들의 삶에 젖어들기 시작한다. 그곳의 카페, 그곳의 사람들, 그곳의 골목, 그곳의 헌책방, 그리고 그곳의 미술관... 저자의 마음을 결국 그곳의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들 위에 머문다. 저자가 뉴욕을 찾은 이유도 미술사에 관한 공부를 하기 위한 때문이었다. 뉴욕을 스쳐간 여러 미술가들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화려한 빌딩 숲의 뒤쪽에서 내일의 꿈을 먹고 살아가는 또 다른 뉴요커들의 삶에 대한 흥미로우면서도 애잔한 느낌이 깃든 책이다. 책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