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유목제국사
르네 그루쎄 / 사계절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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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이란 말은 성을 쌓고 땅을 지키는 나라에만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국가가 존재한다. 비록 오늘날에는 그런 국가를 찾아볼 수 없지만 말이다. 유목국가. 국가라면 땅에 기반하여 금처럼 그어진 국경의 안쪽을 먼저 생각하는 우리에게 정처없이 옮겨 다니는 유목인의 국가개념은 생소하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에게 그런 국가가 실제로 존재했다고 알려준다. 다만 그들 국가가 남긴 기록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연구의 성과가 느릴 뿐, 그들이 역사에 남긴 자취는 가히 제국의 지위를 누리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들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오늘날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유목민적인 삶의 양식 때문만은 아니다. 영토제국에 의해 타자화되어 야만족으로 묘사된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거대 영토국가의 변방에 위치한 민족들의 또 다른 존재양식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유목제국. 어쩌면 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은 바로 그런 방식으로 대처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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