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의 샹그리라 - 이해선의 사진과 함께하는 오지 기행
이해선 글.사진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샹그리라. 그것은 이상향을 부르는 이름이다. 유토피아. 에레원. 네버랜드... 여러 사람들이 저마다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러왔지만, 저마다 그리는 샹그리라의 모습은 같지 않았을 것이다. 샹그리라는 그것을 바라는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샹그리라는 그것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일 게다.
 
"내 마음속의 샹그리라" 이 제목이 특히 내 마음을 끄는 이유는 바로 그래서이다. 샹그리라는 마음속에 존재한다. 표지의 아름다운 사진을 열면 세상의 여러곳의 모습들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목가적인 풍경도, 신비로운 설산의 풍경도 나온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사진들이 묘사하는 것은 꼭 신비로운 풍광을 지닌 장소만이 아니다.
 
높은 산을 힘들게 오르는 순례자의 힘들어 보이지만 꿋꿋한 의지로 뭉쳐진 표정. 모래언덕을 힘없이 걸어가는 사람들의 외소한 어께. 남들이 신비감을 안고 찾아가는 먼 이국의 섬나라를 생활의 기반으로 하며 살아가는 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생생한 표정. 이 책이 담고자 하는 것은 샹그리라 자체가 아니라, 샹그리라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인듯하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샹그라라는 구체적인 장소가 아니다. 샹그리라는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신비로운 곳 중의 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샹그리라는 그곳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저자가 방문한 장소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저자가 그곳에서 경험한 것에 대한 간명한 설명만이 들어있다.
 
다소 섭섭할수 있는 간략함. 그 뒤에는 긴 여운이 숨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여행안내서나, 신비로운 풍경을 간직한 장소에 대한 설명서로 읽는 사람에게는 실망감이 올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내면에 갈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풀길없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음속으로 먼 곳으로 떠나는 여장을 꾸리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마음속의 샹그리라는 어떤 모습일까. 저자가 방문하고 느끼고 체험하고 또 사진과 글로 남긴 그 모든 장소속에 숨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땀을 흘리며 힘들게 세상의 오지에 숨어있는 그 많은 장소들을 답사한 저자의 마음속에 깃든 갈증과 같은 것일까... 내 마음속에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를 느끼며 나는 내 나름대로의 샹그리라를 체험해본다. 내 샹그리라는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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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2 22: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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