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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 - 산.들.강.바다.하늘에 사는 우리 동물 54가지
박병상 지음, 박흥렬 그림 / 알마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사라져갈 생명의 목록입니다. 무려 54종. 우리가 그것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애써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인지도 모르게 더 이상 우리 곁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될 종들의... 헤어지고 영영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이 비일비재한 것이 삶입니다. 헤어짐에 익숙해진 우리들은 이까짓 동물들의 목록쯤... 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동물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더 쉽게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이 동물들을 ‘알아’버렸고 ‘만나’버렸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그 헤어짐이 그다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원히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존재의 목록에 새로운 이름이 추가된다는 것은 그리 편안한 이름이 아닙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만난 악연이라고 하더라도... 그 악연과 다시는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경험입니다. 더구나 그 생명체들이 이렇게 굵은 눈동자로 나를 만나고 있는데... 그들과 영영... 그렇게 헤어진다는 것은... 떠나가지 말아줘... 이렇게 마음속으로 말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그 종들은 어쩌면 떠나갈 것입니다. 만약 그들을 잡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이 떠나가는 그들의 발걸음을 잡기에 충분하지 않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