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인이 되지 않는 법 ㅣ 소노 아야코 컬렉션 3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리수 / 2021년 2월
평점 :
늙지 않을수는 없는 일이다. 세상의 모은 존재가 그러하듯, 우리들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낡아간다. 영원이 젊을수는 없는 일이고, 영원히 살수도 없는 일이다. 태어나 세상을 구경하고, 세상의 일부로 살아가다, 서서히 세상에서 사라져 가는 것이 모든 생물의 자연스런 운명이다. 노년의 시간이라는 것이 어차피 닥쳐올수 밖에 없는 수순이라면 그 노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성찰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늙어간다는 것은 감상적인 문제이기도, 노년의 하루하루는 젊을 때의 하루 하루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현실적인 문제이다. 예전보다 건강하지 않은 몸이지만, 여전히 삶은 지속되고, 구체적으로 하루 하루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가는 무척 절실한 문제인것 같다. 저자가 펼쳐놓은 노년의 문제들 하나하나를 마주하면서,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 방식보다 더 나은 방식은 없나... 생각을 하면서 느껴지는 각성이다.
은퇴후의 삶. 편안한 휴식... 이런 낭만적인 막연함 뒤에는 실제로 하루 하루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저자의 공로는 이런 노년의 문제를 실감나게 인식하게 만드는데 있다. 이 저자가 제시하는 방식으로 내 노년을 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예로, 저자는 장례식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한다.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지, 죽고나서 찾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단다.)
노년으로 살아가는 것과(나이가 든 존재로서), 나이가 들은 존재로서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삶을 살아가는것 (노인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가 거부하는 흔히 생각되는 노년의 전형적인 모습 - 노인이 되는 것 - 노인이라는 사회적,심리적 존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 이것이 노인이 되지 않는 법일 것이다. 이 세상에 늙지 않는 방법은 없으므로.
" 의존적이 되지 않는 것, 힘들어도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결하는 것, 가능한한 오래 경제적 활동을 하는 것, 내가 노인인데...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 노년은 비생산적인 휴식의 시간이라는 생각을 덜 가지는 것." 노인은 많아지고, 젊은이는 줄어드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우리보다 먼저 초노령화시대를 맞은 일본에서 살고 있는 저자의 시선에서 배울만한 점은 이런것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