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인문학 - 생명의 근원에서 권력의 상징이 되기까지, 역사와 문학, 신화와 과학으로 살펴보는 물 이야기
베로니카 스트랭 지음, 하윤숙 옮김 / 반니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물에서 생명이 탄생했다. 지구상에 생명의 탄생을 알린 태초의 세포는 물속에서 아마노산 분자들이 물을 매개로 우연히 결합하면서 태어났다. 영겁의 세월동안 움직이고 흩어지고 출렁이면서 서로가 서로를 스치고 지나가던 아마노산들이 어느날 완벽한 조합으로 연결되고 그것이 생명이 탄생한 시점이었다.

 

물에서 탄생한 생명은 육상으로 진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끼를 선두로 식물이 육상에 자리를 잡았고, 그 뒤를 이어 동물들이 뒤뚱거리며 육상에서 걷기 시작했다. 이윽고 생명은 공중에도 자리를 잡았고, 수많은 종류의 생명이 탄생하고 사라져갔다. 그러나 모든 생명은 물을 떠나서 살수가 없었다. 인간들에게도 물은 생명과 문명을 이어가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그렇게 물은 인간을 통하여 문화와 문명을 잉태했다. 인간들의 문화속에는 원형으로써의 물이 깊숙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물은 공기중으로 증발하여 구름을 만들고, 눈으로 내려 쌓인 물은, 빙하를 만들었고, 인간들은 빙하의 확장과 수축에 따라 거주지를 옮겨 다녔다. 결국 인간은 물을 다스림으로써 사회를 조직하고, 문명을 만들었다.

 

모든 문명에는 물이 커다란 위치를 차지 하고 있다. 물은 매혹적이면서도 잔인하고, 고분고분하다가 매섭게 문명을 후려치기도 한다. 늘 인간들은 물을 동경하고, 물에 도전하고, 물을 정복하려 했었다. 이제 인간이 물을 다스릴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물길을 막고, 물길을 옮기기에 이르렀다. 인간은 물을 오염시킴으로 스스로의 삶의 자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생명과 인간의 장대한 여정. 물을 향한 인간의 동경. 인간의 삶에 끼친 물의 흔적, 물을 향한 인간의 활동들이 한권의 책이 잘 담겨 있다. 생명을 잉태한 물이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인간에게 서운함을 표현하는 요즘. 인간의 문화와 역사에 미친 물과의 길고 긴 여정을 정리해보는 좋은 읽을 거리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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