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인문학 여행
남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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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 방구석 인문학 여행' 을 즐길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편안하게 내 집 거실에서 우리나라 곳곳을 마치 실제로 여행하는 것처럼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인문학.. 인문학.. 하는데 바로 이런 것이 인문학적 경험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해준 책이다. 글이 풍요롭다.

 

TV화면을 장식하는 알록달록한 외국의 멋진 풍광들로 눈요기를 할 수 있는 세상인지라 우리의 것, 우리 강토, 우리 산하가 품고 있는 것들은 상대적으로 초라하고, 빈약하고, 퇴색되어 보이기도 한다. " 대한민국에 뭐 볼게 있을라고... " 라는 생각에 주말에 막히는 길에 차들 몰고 나설 생각을 통하지 않고 지낸지 꽤 되었던 나에겐 딱 알맞는 책이다. 외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푸근하고 구수한 냄새가 나는 친근하지만 새롭고, 낮설진 않지만 새로운 꺠달음을 얻을수 있는 책이었다.

 

문장이 참 유려하다. 그리고 그 문장에 실린 내용 또한 상당히 알차다. 어디어디의 풍광이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장엄하다는 내용이 아니라. 그곳에 깃든 내력이 어떠하고, 나도 어렴풋이 아는 옛 인물 누구가 그곳과 어떤 연유에서 어떤 인연을 맺었는지 사연을 읽고 있노라면 새삼스레 우리 강토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 나도 그곳에 가보고 싶다 ", 그떄 그곳을 지나간 어느 옛 사람도 나처럼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 길을 걷거나, 말을 타고, 지나갔겠지. 그곳에서 한양까지 열흘길은 족히 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책 속의 내용과 대화를 하고, 나를 그 내용속에 이입을 하게 만드는 친숙하고, 은근한 힘을 가진 책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이었겠는가. 덕분에 나는 주말내내 거실에서 뒹굴면서 반양장으로 예쁘게 장정된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방방곡곡을 느끼고 음미하는 편안한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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