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작 엔진 교과서 - 하위헌스 · 뉴커먼 · 와트 · B&W · 지멘스 · GM · 마이바흐, 마스터피스 엔진의 역사와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스즈키 다카시 지음, 강태욱 옮김 / 보누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 태초에 엔진이 있었다. " 는 아니고,

 

" 현대 문명의 태초에 엔진이 있었다 "는 맞을 것 같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생산력의 급격한 발달,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강력한 우위 점유, 인류가 쌓아올린 기술의 정수를 한눈에 보여주는 상징인 거대한 건축물, 세계적인 분업을 가능하게 하는 엄청난 물류, 심지어 지구의 표면을 벗어나서 우주탐사에 나설수 있도록 하는 힘은 모두 엔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으로 영국의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 라는 문장은 참이다. 그러나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최초의 증기기관은 아니었다.  그 이전부터 증기기관에 대한 논의와 설계도들이 존재했고, 실제로 제작되어 사용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 실용성을 갖춘" 최초의 증기기관은 제임스 와트가 개량한 증기기관이 었다. 상업적으로 보급되었고,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왔고, 마침내 해적 국가에 불과했던 영국이 패권국가로 올라서게 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서 근대화를 달성한 일본도 엔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일본이 서구로부터 받아들인 문물이 총과, 대포, 현대식 배를 만드는 기술, 비행기, 석탄에서 석유를 만들어 내는 것까지  가능하게 했지만, 엔진을 만드는 기술을 도입하지 못했다면 결코 태평양전쟁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거대한 항공모함을 추진하는 엔진, 제로센기라는 대단한 비행기가 힘을 발휘하게 하는 엔진. 잠수함을 추진하게 하는 엔진기술이 있었기에 산업대국인 미국에 대항하여 전쟁을 치를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엔진기술의 한계와 엔진을 양산하는 능력의 한계 때문에 패전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일본을 단숨에 선진국에 오르게 했던 러일전쟁의 클라이맥스인 동해해전에서의 승전에는 발트해에서부터 동해까지 그 머나먼 길을 부족한 보급에 시달리며 쉴새 없이 달려와 숨 쉴틈없이 달려드는 일본의 전술에 당한 탓도 있겠지만, 러시아의 전함에 대적한 영국에서 도입한 일본 전함의 엔진의 힘과, 고순도의 (영국산) 석탄이 강한 추진력을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토록 거대한 역사의 추동력이지만, 그 모습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단한 힘의 모태. 엔진에 대한 지혜를 엿볼수 있는 좋은 교양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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