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여행 - 황윤 역사 여행 에세이, 개정증보판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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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라니.  삼국을 통일한 신라도 아니고, 북방의 웅대한 기상을 자랑하는 고구려도 아니고, 한반도의 자그마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아쉽게 멸망의 길을 가버린 그 작고 슬픈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싶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구성이 특이한 책이다. 여행기 형식의 구성을 가진 책이었다. 그러나 역사탐방처럼 여행자체의 구질구질한 이야기들이 책 내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짜집기해서 엉성하게 만든 역사기행들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책이었다.

 

백제의 역사, 나아가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과 가야, 멀리는 중국와 일본까지도 하나의 무대에  올려놓고 자신의 독특한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다, 여행에 관한 에피소드는 양념으로 약간 등장하는 정도이다. 차가 없이 버스편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백제의 유물을 찾아 다니는 저자의 힘든 발걸음이 수시로 도성을 옮겨 다녀야 했던 백제의 형편처럼 느껴져 묘한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주로 박물관이나, 역사유적을 찾아다니면서 유물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역사책에 대해 흔히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어렵고 긴 인용문" 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끔 편하게 읽을수 있는 평이한 문장들의 인용이 가끔 눈에 띌 뿐이다.

 

서울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로 한성백제를 이야기 하여, 강성했던 시기의 백제의 모습을 그려보이는 재주는 대단하다. 즉흥적으로 쓰는 것 같은 탐방기 같으면서도, 백제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그릴수 있게, 탐방기의 흐름을 잘 기확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서 공주로, 부여로 도읍을 잊다라 옮기게 되는 과정과 그 자리들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사건들과 관련된 유물들. 그리고 여기저기 지방에 흩어져 있는 백제의 유적을 통해서, "어느나라의 땅이 몇세기에 얼마만큼 컷었나"하는 단순한 구도를 넘어서, 그 시절 사람들의  생활상을 이해하게 만들과, 당시의 전쟁과 전투들이 왜 일어날수 밖에 없었으며, 어떻게 그런 구도로 진행되었는가를 잘 이해하게 해준다.

 

주말에 뒹굴면서 가볍게 소일거리로 읽어볼까 했던 책에서 뜻밖의 수확을 거둔셈이다. 독특한 이력을 갖춘 저자의, 잘 기획된 책을 만나, 모처럼 푸짐한 독서를 했던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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