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심리학 -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공간의 비밀
발터 슈미트 지음, 문항심 옮김 / 반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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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간'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주로 건축학을 전공하는 저자들이 쓴 책들이다. 도시로 대표되는 문명이고, 점점 도시에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널찍히 개방된 공간이 아니라, 한정된 공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오밀조밀하게 살아가다 보니 공간에 대한 사유가 깊어지게 되는게 자연스러운 귀결인것 같다. 또 공간의 비용이 상승하다보니,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진 결과로 공간에 대한 책의 수요와 공급이 늘어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이 책도 역시 공간을 둘러싼 사람들의 심리적 반응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건축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책이 아니라, 심리학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어서 신선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저자는 진화심리학적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런 공간을 좋아하는 이유를 공간에 내재하는 리듬감, 상징물에 대한 심리적 반응, 개방되고 태양을 향한 공간에 대한 열망... 등으로 해석하는게 건축학적 접근법일 것이다. 반면에 이 책이 채택하고 있는, 과거의 인류들이 높은 에너지효율(생존가능성 증가)를 위해 이런 공간적 선택을 한 것이 우리의 유전자에 남아서 지금도 이런 공간을 선호하는 것일게라고 접근하는 것이 바로 진화심리학적 접근 방법이다.

 

그렇다고 복잡한 진화론을 언급하는 책은 아니다. 유쾌하고, 흥미롭고, 우리가 일상에서 왜 그렇지 ? 하는 의문을 품을만한 익숙한 의문들에 대한 흥미로운 사고 실험이다. 도대체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왜 한결같이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일까? 라는 자연스러운 의문에 대한 저자 나름의 해답인 셈이다.

 

저자 나름의 해답이라고 하는 이유는 저자가 '자유기고가'이기 때문이다. 진화학, 심리학, 생물학, 고고학 등의 전문적 인 지식이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자유기고가라는 것을 '업'으로 해서 살아갈만큼 그의 글이 인기가 있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이렇게 글을 편하고 재미나게 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흔히 행하는 행동의 이유. 왜 우리는 특정한 공간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그런 반응을 하는 것인지 흥미로운 지적 모험을 떠날 기회이다. 전문가가 쓴 책이 아니라는게 교과서 읽듯이 책을 대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편안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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