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배우 윌스미스가 자신의 전성기때 촬영한 영화 '나는 전설이다' 라는 영화를 인상깊게 본 기억이 난다. 자연에 대한 존중이라는 자연철학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류가 멸망하고 (살아 남은 사람은 좀비가 되었다), 원래 형태의 인간의 모습으로 마지막 살아남은 윌 스미스(또 한사람의 여상과 그의 아이도 정상이다-영화의 마지막에 나온다- 영화에서만, 원작소설에선 주인공 혼자만 생존했다) 의 외로운 삶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세상의 모습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영화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세상을 가득 뒤덮은 야생의 자연이 인류가 '찬란하다'고 스스로 자화자찬 했던 문명(도시) 를 가득히 뒤덮고 있다. 만물의 지배자 '인간' 중심으로 대단한 자부심으로 하늘도, 지하로, 바다로, 우주로 뻗어나가던 '문명' 은 이제 다른 동물들처럼 지구의 표면에 바짝 붙어서 살아가는 '동물과 똑 같은 처지가 된' 인간의 모습, 혹은 '동물보다도 못한 생존능력을 갖춘' 인간의 모습으로만 남았다.
불과 1만년전 '농업혁명'을 이루며 신석기 시대를 개척했던 위대한 인류는 혼자의 힘으로는 신석기 문화마저도 만들어 낼 수 없는, 과거 인류문명의 잔존물을 가지고 겨우 겨우 '생존'하는 존재가 되었다. 겨우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라던 인류가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생육하고, 번성하고, 정복하라'는 말을 생태계와 자연에 대한 독점적, 배타적 우월성으로 해석해 온 인간의 쓸쓸한 종말이 그런 모습인 것이다. 겨우 1만년을 살아온 인간의 문화라는게, 앞으로 1만년 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인류문명이 앞으로 1천년은 살아 남을수 있을까? 나는 결코 자신 할 수 없다.
자연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이유이다.
저자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며 결코 자연을 초월한 존재가 아니라고 설파한다. 인간은 생태계의 일부이며, 건강한 생태계 없이는 인간의 문명이 존재 할 수 없다, 생태계가 파괴되는 지금 인류의 존재기반은 그만큼 취약해졌다. 인간은 자신의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한낮 티끌에 불과한 존재이며, 인간의 문명 또한 그러하다. 자연이 한번 진노하면 인간은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 나오는 바로 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
영화와 달리 책 '나는 전설이다'의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전설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좀비들만이 살아남은 세상에서 마지막 남은 '좀비 이전' 의 존재인 '나'는 이제 새로운 좀비문화를 건설중인 '신인류'들에게 이젠 사라진, 지나간 '전설' 인 존재가 된 것이다. 전설적으로 우뚝 선 존재가 아니라. 바람처럼 지나가버린 이젠 존재하지 않는 '전설' 한때 지상을 휩쓸었던 문명이 있었다는 전설에 깃든 존재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