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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제국 중국 - 국제문제 시리즈 7 ㅣ 나남신서 382
로스 테릴 지음, 이춘근 옮김 / 나남출판 / 2005년 11월
평점 :
중국이 제국이 될 것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현재 세계의 경찰 역활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은 앞으로도 상당기간동안 건재할 것이다. 유일 제국의 위치를 빠른 시간 내에 넘겨줄 이유도 그럴 가능성도 없다. 그러나 미국은 점차 그 힘이 쇠약해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래서 포용력이 더 줄어들고, 더 신경질적으로 세상을 다스린다. 결국 미국은 언젠가는 이제껏 그들이 주기적으로 그래왔던 것처럼 자신들의 내면으로 고립주의로 되돌아갈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점치는 차세대의 새로운 슈퍼파워는 중국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관이 남아있다. 아직 중국은 미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가능성의 제국일 뿐이다. 지금 중국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중국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가능성에 관한 예측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커질 중국의 내수시장에 대한 선점을 하려는 각국의 노력이 중국이 실제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
그러나 중국은 제국을 경험한바 있는 나라이다. 근세 이전까지 오랜 세월동안 중국은 아시아를 호령하던 대제국이었다. 여러 이민족이 중국에 섞여들고, 중국을 다스리는 지배민족이 바뀌기는 했어도 중국은 여전히 세상의 중심으로 자처하고 있었다. 중국은 민족이나 국가가 아니라 문화적인 실체이거나, 개념적으로 존재하는 가상의 제국이었던 셈이다. 그 중국이 이제 현대적 국민국가로서의 강한 중국으로 거듭나려고 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에 착상하여 중국을 바라보는 책이다. 이제까지의 중국과 앞으로 중국이 나아가게 될 중국. 비슷해 보이는 그 두 제국사이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단층선을 잘 찾아내는 매우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