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컨닝, 교활함의 매혹 - 교활함의 매혹과 혐오에 관한 모든 것
돈 허조그 지음, 이경식 옮김 / 황소자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컨닝은 속임수다. 남의 것을 베끼는 것으로 일종의 죄를 짓는 것이다. 그러나 컨닝의 어원은 나쁜 뜻을 지니고 있지 않다고 한다. 컨닝의 어원은 can 이라는 영어의 고어로 지식을 뜻하는 것이다. 한때 백도 능력이고 아부도 능력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말이 단순한 우스개는 아니란 것을 깨닿는다.
훌륭한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성공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 사회이다. 이 세상에서 나는 그냥 이렇게 책이나 좋아하다 살아가면 되겠지만, 다른 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생각을 해본다. 나름대로 성실했다는 것이 자신에 대한 변호라기보다는 변명처럼 느껴지는 때가 가끔 있다. 나는 정말 내 삶에 충실했던 것인가. 나의 게으름을 성실과 정직이란 말로 변호한 것은 혹 아닌가...
이 책은 철저한 현실주의자의 시각에서 쓰여진 책이다. 속임수도 지혜라고 주장하는 책이니까. 한미 FTA협상에 나서는 협상단에게 협상기술이 모자란다는 질책을 가하곤 했다. 가만히 생각해본다. 협상기술이라는 것이 사실은 고급 속임수를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닿는다. 팍스 로마나도, 팍스 아메리카나도 힘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지혜로 힘을 과장하고, 절약하면서 이루어가는 것이다. 조선말기 우리가 우리나라를 지켜내지 못한 것도 힘이 부족하기 보다는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이용하는 지혜가 부족했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교활함과 지혜. 종이 한 장의 차이다. 그래서 나는 늘 말을 한다. 뱀의 머리와 비둘기의 가슴을 가져라고... 나는 오늘 가만히 생각해 본다. 과연 뱀의 교활함과 비둘기의 진실함이 양립할 수는 있는 것일까라고...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교활함의 매력은 어디까지가 바람직한 것일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