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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역사 100장면 - 가람역사 59 ㅣ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1
이강혁 지음 / 가람기획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아주 독특한 책입니다. 문학을 통해서 서울의 모습을 찾아보는 책이니까요. 시와 소설, 가벼운 소설과 무거운 주제를 담은 소설, 민중소설과 비민중 소설. 1950년대의 소설과 최근에 나온 소설들을 총동원하여 서울의 모습을 비추어보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 하고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었습니다. 서울의 역사. 서울의 변천사를 알아보는 데에는 이런 방식을 택하는 것이 정말 옳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우리들의 기억에 아련히 살아있긴 하지만, 세월이라는 것의 무게에 쓸려 희미하게 사라져 가는 기억들을 다시금 생생하게 떠올려주는 책을 원한다면 이 책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
요즘 대한뉴스 등의 오래된 자료화면을 통해 우리가 살았던 예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영화들 중에서도 과거의 서울의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한 작품들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그 모든 시도들이 다 소중한 서울의 모습을 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소설이나 문학을 통해서 서울을 더 잘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서울,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는 서울은, 기록영화나 사진들의 화면에 나타나는 서울의 외피보다는, 그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던 삶의 추억에 관한 구체적인 기억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학은 삶의 외면보다 삶의 내면을 더 잘 표현하기에 잊혀져가는 서울의 진정한 모습을 되살리기에 더 없이 좋은 매체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지루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다양한 작가의 관점을 통해서, 수없이 다양한 서울의 모습들이 그려집니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서, 각 시대의 대표적인 상황에 따라서 서울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에게 어떻게 투영되고 내면화 되었는지를 잘 알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군데군데 들어있는 멋진 사진들도 책의 재미를 더하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