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에는 금각사가 있다.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은각사가 있다. 둘다 쿄토에 있다. 그래서 JR을 타고 지나다 보면 금각사역과 은각사 역을 같지 지나게 된다. 그런데 금각사와 은각사의 일본어 발음이 흡사하다. 그래서 그곳을 지나가는 한국 관광객에게는 두 절을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 종종 가해진다. 자칫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발음은 '긴가꾸지'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발음은 '긴-가꾸지'이다. 단어의 발음은 꼭 같은데, 한 단어의 길이가 두 절을 다르게 만드는 것이다.

세상에는 이런 사소한 차이가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일이 많다. 행위에서 뿐 아니라, 마음가짐에도 그렇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크고 작은 움직임들, 그 마음을 장식하는 자잘한 잔영들이 내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마음에 풍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주 작은 것, 그런것이 아주 큰 변화를 가져온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런 것에 대한 처절한 조명을 담고 있다. 맑고 고운 영롱함. 마음속의 그 아름다운 미적인 변화. 그것에 대한 접근과 그것에 대한 태도. 이 책은 그렇게 작고 미묘한 차이에 대한 것을 다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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