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쟁 - 석유가 바닥나고 있다
장 뤽 벵제르 지음, 김성희 옮김 / 청년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황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IT 반도체의 집적도가 매년 두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자가예측성예언이라는 평가절하도 있지만 어쨋든 그 법칙은 매년 자신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 환상을 심어준다. 인간은 발전할 것이고, 그 발전은 기하급수적이고, 또한 영원할 것이라는 일종의 환상이다. 인간은 과연 계속 발전할 것인가? 아니면 인류의 문명은 순환사관에 입각한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일정한 곡선을 그린후에 급격히 무너져 내릴 것인가.

이 책은 바로 에너지가 인류의 발전에 거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을 제시해준다. 우리가 숨막히게 발전하는 앞날만 바라보고 뛰어가기에 정신이 없을때, 중요한 복병하나가 옆에서 숨죽인체 잠복해 있으며 인류가 발전이라고 자랑하는 것들을 비웃고 있었던 것이다.  언제까지나 발전해 가리라는 인류의 희망은 모든 것이 현재와 같은 조건을 지탱해줄때 가능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생각하지 않은 새로운 변수가 생긴다면. 그때는 인류발전이라는 우리의 기대치도 수정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숨겨진 복병은 바로 에너지다. 날로 향상되어 가는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바로 그 에너지 말이다. 오늘날의 모든 문명의 이기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에너지가 없으면 인터넷도, 고급차도, 즐거운 주말 나들이도, 화려한 야경도 모두 사라지게 된다. 에너지는 마치 공기와 같다. 그것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를 가진 것이지만, 그것이 존재할때는 그것의 중요성을 잊고 살아간다. 마치 그것은 언제나 우리곁에 있을 것이고, 언제나 그것은 고갈되지 않을 것처럼, 그렇게 우리들은 살아왔었다.

에너지 전쟁이라는 단어가 최근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라는 어마어마한 덩치의 골용이 산업화를 시작하면서 엄청난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에너지 수출국이었다. 그러나 경제의 발전으로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시작일 뿐이다. 발전하는 경제의 결과로 중국사람들의 삶이 소비지향적으로 바뀌면 그들은 점점 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기 시작할 것이다.

인도, 베트남, 태국, 동구권의 국가들, 아프리카... 이들이 모두 삶의 조건이 나아지나면, 세계경제가 발전을 ㄱ듭하고 결과로 더 많은 에너지의 소비가 이어진다면. 그때에도 우리들은 지금과 같은 삶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결론은 유보적이다. 세계는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세계는 더 많은 에너지를 새로이 발견하고 있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화석 에너지의 매장량은 더 많고 매년 더 많이 발견된다. 이미 발견되었지만 경제성이 없다고 버려두었던 것들이 효율적인 방법으로 채굴할 기술력이 발전되면서 다시 에너지의 양을 늘리고 있다. 오일샌드같이 에너직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새로운 에너지 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잠정적인 것이다. 늘어나는 수요와 수요에 대한 더 많은 공급. 세상은 늘 그런 기막힌 경제학적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운영되어 왔다. 세상은 앞으로도 그렇게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그 순환이 영구적일수는 없다. 아무리 가채자원의 발견이 늘고, 아무리 채굴비용이 줄어든다고 해도, 화석자원이라는 것은 그 성질상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낼수 밖에 없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재생가능하지 않은 일회적 자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전제 위에서 쓰여진 책이다. 이제 에너지 쟁탈전이 시작되고 있다. 더 많은 에너지를 선점하겠다는 필사의 노력이다.  가히 전쟁을 방불케한다. 그러나 그 전쟁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실제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좀 더 유리한 고지에서 조금 더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은 바닥이 드러난다. 더 많이 가진 나라나 더 적게 가진 나라나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 다음은? 이 책이 묻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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