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학창시절에 읽었다. 상당히 조숙한 아이였다. 나는. 그래 수업시간에 몰래 책상아래에 숨겨놓고 이런 책들을 읽곤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 내가 이 책의 깊은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있었겠는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이 책을 딱 한번 읽었다. 이 좋은 책을 한번 밖에 읽지 않았다는 것이 불행이고, 한번 밖에 읽지 않았기에 그 감성이 아직도 그대로 살아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당시 나는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아슴한 기억에 의존해 이 책을 추억하면서, 나는 이제 머리로 이 책을 이해한다. 정확한 상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떤 심리상태에서, 어떤 상황에 의해서 그가 해변으로 나갔는지... 그까지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지독한 기억력 상실에 걸려 있다. 햇빛 때문이다. 너무나 햇빛을 보지 모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찔한 햇살아래에 서면, 어지럽다. 불안하다. 나의 공간이 아닌것 같기에... 마찬자기로 삶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는 살아있고 나는 고독과 자신에 대한 연민과, 삶에 대한 애환과 연민을 가지고 있지만, 나는 내 존재감이 너무나 현실감이 없다. 얼마 안되는 남는 시간에 글을 읽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나의 존재의 확인이다.

리뷰를 쓴다는 것은 나의 존재확인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나 '푸른하늘'이 살아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행위이다. 푸른하늘을 제대로 바라보는 일이 거의 없는 나에게. 너는 지금도 살아 있는 거야 라고 확인시켜 주는 행위이다. 어느 짜증나는 날.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권총을 겨누는 나를 말리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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