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 신영복 서화 에세이
신영복 글.그림, 이승혁.장지숙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감옥생활 20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 길고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내며 바깥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모은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 궁금했었다. 하긴, 자신의 진짜 마음이 담긴 편지가 그 사람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것일 게다. 그런 숨김없는 내면의 기록을 보면서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묻다니... 어리석은 물음이다. 그러나 그런 물음이 들도록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그런 물음에 답을 하듯이 이 책이 나타났다. '처음처럼'. 제목도 참 특이하다. 신선하고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담긴 문장들은 참 깊다. 여러가지 형용사를 붙여서 말하는 것이 미안하다. 형용사는 화려한 꽃과 같아서 언뜻 멋진것 같지만 소박한 것을 오히려 지우는역활을 할수도 있다. 그래서 딱 한마디만 하려고 한다. 참 신선하다...

문장들이 순.. 하다. 선... 하기도 하다. 착...한 글들 같다. 그런 착한 마음이 원래 가졌던 것일까. 감옥속에서 지내는 기간동안 갈고 딱아서 단련된 것일까. 그런 마음이 참 부럽다. 그러나 질투하지는 않는다. 그가 겪은 그 끔찍한 고통이 너무나 두렵다. 그래서 감히 비슷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그 글들을 가까이 하다보면 조금은 닮지 않을까... 감히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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