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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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이 책의 서문이다. 이 책의 서문은 다른 모든 책들의 서문들보다 더 강력하고 효율적이다. 이 책의 서문은 이 책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요약하거나, 이 책에 대해서 이해를 돕도록 설명하는 글이 아니다. 이 책의 서문은 바로 이 책에서 가장 웃기는 부분이다.

나는 솔직히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면서 폭소를 서너번은 터트렸다. 나같이 무뚝뚝한 사람들의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아동의 장난스러움을 어쩌면 그렇게 잘 찾아내는지, 근엄한 표정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 내가 아이들이 만화를 보며 키득거리듯이 그렇게 키득거리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서문에 나오는 내용처럼 당시 영국의 라디오 방송에서 엄청나게 폭팔적인 인기를 얻었는가보다. 그래서 라디오 방송용 대본으로 기획된 이 책의 내용은 방대한 은하수 만큼이나 불어나게 되었고, 차원을 달리하려 책으로 또 영화로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 서문의 내용이다.

그러나 그 서문을 서술하는 문장의 특이성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만나본 책들중 가장 특이하다. 바로 그 파격과 끊임없이 œR아져 나오는 기발한 발상의 연속은 책을 읽는 사람을 꼼짝없이 묶어두는 마력을 가졌다. 읽고나면 남는 것이 없는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태초에 빅뱅이 있었다면. 이 넓고 광할한 우주에는 적막과 고요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잠자고 있는 위트와 웃음과 허무맹랑한 인생의 추억이 가득하다는 것을 웃음으로 보여주는 책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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