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통화전쟁
하마다 가즈유키 지음, 곽해선 옮김 / 작가정신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경제성장률. 우리는 그것에 목숨을 걸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도 경험하는 바와 마찬가지로, 한 나라에서 환율이 가지는 의미는 엄청난 것이다. IMF사태이후 우리가 급격히 경제를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강해진 기업체질보다는 환율의 덕택이 크다. 그리고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원고에 따른 위기는 우리가 아직도 강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웅변한다. 살인적일 정도로 급격한 원고라고 하지만, 지금의 달러화 대 원화의 환율은 아직도 IMF사태 전보다 낮은 편이다.

우리는 많은 달러를 갖고 있다고 외환보유고를 자랑한다. 그러나 그것이 큰 안전막이 될수는 없다. 우선의 단기적인 핫머니의 공세를 피하기 위한 방어막은 되겠지만, 결국 과다한 달러보유는 우리 경제의 짐이될 수 있다. 그동안 국민의 피와땀을 모아서 수출해 벌은 달러는, 달러화의 가치변동에 따라 금새 반토막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달러화를 유로나 다른 화폐로 바꿀 필요를 느끼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달러의 덫에 걸려 있기 ‹š문이다. 우리는 달러화의 가치하락에 따른 자산평가 가치감소를 막기 위해 달러를 팔아야 할 필요가 있지만, 달러를 팔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는 바로 그 순간 달러화가 폭락하면서 우리가 가진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책은 환율이 결정되는 과정이 경제적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이 플라자 합의에 의해 살인적이라 할만한 급격한 엔고를 겪어야 했던 것은 결국 일본의 정치적 힘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한나라의 경제능력은 그 나라의 국력을 좌우하는 것이지만, 일본같이 세계 2위의 경제력을 보유한 나라도, 1등국의 의도에 의해 순식간에 경제상황이 좌지우지 되는 것을 보면, 한나라의 힘은 순전한 경제력만은 아니다. 정치력,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그것을 운영하는 소프트 파워의 합이 바로 환율이라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그러나 잘 공론화되지 않는, 신문 지면에 등장하지 않지만, 그러나 매우 중요한 문제. 우리가 봉착한 당면과제이면서, 우리가 주요변인으로 작용하기 어려운 문제인 환율에 관한 매우 깊은 탐색을 담은 책이다. 우리의 통화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소극적 대응을 하며 막대한 국부를 소비하고 있는 동안, 우리의 주변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통해 우리의 국부를 빼내가는 노력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은 그래서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크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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