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충돌
새뮤얼 헌팅턴 지음, 이희재 옮김 / 김영사 / 199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무려 출간된지 10년도 더 된 책에서 오늘을 설명하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슬람에 대해. 세계화에 대해. 미국의 위치에 대해 수많은 책들이 œR아져 나왔다. 그러나 나는 뒤늦게 읽은 이 책에서 이미 10년도 전에 지금의 현실을 놀랄만하게 정확하게 예언한 책을 발견하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놀라움. 그럴것이다. 바로 그 단어가 이 책에 대한 설명에 적합한 단어일 것이다. 10년이나 전에 쓰여졌기에 사소한 디테일에선 오늘날의 현실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이 책이 말한 거의 모든 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일상을 설명한 것이다. 9.11이 생기기도 전에, 2차 걸프전이 벌어지기도 전에, 프랑스의 이주민 폭동이 발생하기도 전에... 이 책은 그런 일들의 원인에 대해 이미 다 설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헌팅턴이 후꾸야마에게 가려져 있었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뛰어난 혜안의 소지자가, 역사의 종언이라는 꿈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휘광에 밀렸는지... 우리는 너무 낙관적인 것에만 몰두한 것은 아닌지. 소위 민주진영의 승리에 너무 도취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대가의 책을 접하는 기분은 바로 이런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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