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 집 나간 '탄산 고양이'가 그린 뉴욕 스케치
전지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뉴욕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나는 탄산고양이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책은 탄산고양이의 뉴욕탐험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뉴욕의 매력보다 탄산고양이라고 스스로를 명하는 저자의 매력이 더 물씬 풍기는 책이다. 뉴욕을 알고 싶어 이 책을 보았다가, 탄산고양이라는 존재를 알고 더 만족스러워하게 되었다. 탄산고양이. 그 단어가 참 매력적이다. 가히 천재적인 조어이다.

노처녀. 집나와 혼자 사는 사람. 방랑을 좋아하는 사람. 훌쩍 떠나고 싶어하지만 금세 제자리로 돌아오고 마는 사람. 돌아오자마자 다시 떠날 꿈을 꾸는 사람. 노처녀. 간섭을 싫어하는 사람. 그러나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 그리고 프리랜스. 적당하게 열심히 일하고, 적당히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또 떠나고 싶은 사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노처녀....

반복되는 노처녀라는 단어처럼 이 책은 노처녀라는 아이덴티타가 강하게 풍겨나는 책이다. 이 책은 그 노처녀라는 자아정체성을 가진 저자가 뉴욕을 헤집고 다니는 이야기다. 뉴욕으로 떠날 준비를 할때도 노처녀로서, 뉴욕을 떠돌아 다닐때도 노처녀로서, 뉴욕에서 돌아와서도 노처녀로서의 정체성이 강조된다. 그래서 이 책은 뉴욕을 알고 싶은 사람보다는 탄산고양이의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읽는 것이 더 좋다.

멋지고 약간 쓸쓸하고 그러나 누구보다 소중하고 약간 쓸쓸하고 살아가고 먹고 약간 쓸쓸하고 살아가고 약간 멋지고 약간 더 멋지고 약간 쓸쓸한 오늘날의 노처녀. 그들에 관한. 그녀에 관한 내밀한 고백이자, 세상에 대해 내지르는 존재의 보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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