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인간인가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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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스라엘이 싫다.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생존 이상의 것을 바라는 모습이 탐욕스럽게 비쳐지기 때문이다. 지금 팔레스타인은 디아스포라 유대인이 겪은 것 이상의 아픔을 겪고 있지 않은가. 폭력을 내면화한 이스라엘이 이젠 자신 스스로가 폭력을 행사하는 존재로 변화한 것인가...

사실 아우슈비츠에서의 고통에 관한 글들은 약간 거부감이 든다.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에 국가를 건설할 명분을 얻기 위해, 오히려 유대인들의 박해를 조장했다는 음모론적인 이야기들까지 나오는 탓이다. 아우슈비츠에서의 유대인의 고통이, 오늘날 팔레스타인에 대해 유대인이 가하는 고통과 연결되는 모순점이 나를 불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속좁은 나의 그런 불쾌감에도 불구하고 강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인간이 극한상황에서 인간성을 말살당해가는 과정이 너무나 가슴을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비록 지금의 가해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책속에서 그들은 너무나 아픈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수용소에서 생활하면서 인간의 품위로 여겨지던 것들이 하나씩 벗겨지고, 마침내 생존을 위한 의지외에는 모든 것을 상실하고 마는 과정이, 가스실에서 사람의 피부외엔 모든 것. 심지어 금니까지도 벗겨지는 과정과 충첩되어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폭력에 대해서, 유대인이 당한 폭력과, 유대인이 행하는 폭력과, 우리 사회 내부의 폭력까지도, 그것이 유형이든 무형이든 모든 폭력이란 좋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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