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통한 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
김기봉 지음 / 푸른역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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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좋은 책을 만나 그 책에 푹빠져서 새로운 사유의 세계를 즐길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지적 즐거움을 주는 일이다. 이 책 '동아시아공동체만들기'는 그런 즐거움을 준 책이다.

이 책은 동아시아가 서로를 인정하고, 동아시아 담론을 통해 새로운 아시아주의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북아의 세력균형을 위해 미국의 역활을 강조하는 기존의 시각은 필연적으로 중국과 일본,미국연합과의 긴장을 만들어 내기에 불필요한 파열음만을 만들어 낼 뿐이라는 것이 이 책이 가진 기본적인 시각이다.

이 책에서 내가 얻은 가장 큰 생각의 변화는 탈민족주의이다. 오늘날 동북아에는 점점 민족주의의 물결이 높아져 가고 있다. 우리들 자신도 일본에 대한 민족주의적 감정의 분출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동아시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민족주의라는 것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수가 없게 된다.

민족주의를 고양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정말 어려운 일은 조그만 불씨에도 쉽게 타오를 수 있는 민족주의라는 인화성이 강한 이슈를 이성적인 노력으로 피해가는 것이다. 쉽게 생각해서는 우리들의 민족감정에 불을 지피는 것이 애국애족의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민족주의는 결국 일본이나 중국내부의 민족주의에도 불을 지피는 것이기에 실리를 취할수 있는 방법이 아니란 것을 금새 느낄수가 있다.

이제는 감성적인 유혹에 빠지기 보다는 보다 이성적으로 싫든 좋은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웃들과의 공존의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이 더 냉철한 판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양세력인 미국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수 있겠지만, 점점 아시아의 힘이 더욱 강해지는 오늘날의 세력에서 아시아 역내에서의 공동의 번영을 강구해보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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