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우석훈 지음 / 녹색평론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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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문제는 바로 철학적 문제이다. 경제는 수치로 환산되는 경제학적 문제이지만, 경제'문제'는 사회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고, 우리의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인가는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FTA문제를 바라보는 문제는 순수한 경제적 분석이 아니라 사회철학적인 시각이 개입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한미 FTA를 응호하는 이들의 주장대로 어쩌면 FTA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FTA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FTA를 통해서 고통받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 또한 거의 틀림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경쟁력을 강조하고, 세계적인 무차별적 경쟁 앞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고통을 감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FTA 이다.

우리가 FTA를 순수한 경제적인 논리로 바라볼때 빠뜨릴수 있는 헛점이 바로 이것이다. 추상적인 개념 '우리' '우리 경제' '우리나라'라는 개념이 FTA의 불가피성을 강조할때, 실제적인 개념인 '나' '경쟁력이 없는 자들' '농민과 노동자들'이라는 관점에서는 FTA는 죽음을 선고하는 선언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동일한 FTA를 두고 사회의 일각에서는 처절한 저항이 계속되고, 사회의 다른 부분에서는 조용한 찬성을 표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한미 FTA는 한국과 미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사회 내부의 문제이기도 하다. 바로 FTA에 의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받게되는 경제주체들 사이의 갈등, 즉 수혜를 받는 계층과 고통을 받는 계층간의 문제이다. 그러나 국가전체의 경제로서는 발전을 하지 않을 수 없기에,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혜를 받는 계층으로부터 FTA 비수혜자의 사회보장을 이루어 내는 내부적 장치와 그에에 관한 담론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너무 멀리 와버렸지만, 늦은 지금이 그런 준비를 하기에 가장 빠른 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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