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의학 - 의학 상식의 치명적 오류와 맹점을 고발한다
크리스토퍼 완제크 지음, 박은영 옮김, 허정 감수 / 열대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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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과학은 불완전하다. 과학은 사물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있는 것을 인간이 이해한 최전선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학은 그 자체가 부정확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기에 과학이 과학인 것이다. 과학은 자신을 딛고 전진해가는 그 과정에서 더 완벽함을 추구하고, 불완전함을 보완해 나가는 과정에서 더욱 완벽한 과학이 되어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뉴튼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듯이, 새로운 이론이 아인슈타인을 매장시키지 않는다. 과학은 거인의 어께위에서 더 나은 지평선을 바라보는 것이다."

나는 자연과학을 이렇게 이해한다. 오늘날 우리는 정밀한 제어장치를 통해서 우주선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화성에 착률시키고 탐사로봇을 작동시키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놀라운 과학의 정밀함이 과학은 오류가 없는 것이라는 일종의 환상을 심어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과학은 수많은 오류속에서 더 나은 완벽함을 추구해가는 과정이란 것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우리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과학의 업적속에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이 숨어 있다.

원자가 물질의 기본단위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원자가 그보다 더 적은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 그 작은 입자들은 또 더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알려병? 우리가 알아가는 것은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그 불완전함을 이식하는 과정을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는 더욱 정확한 학문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과학적 진리는 '잠정적'인 진리이다. 더 나은 결과가 증명되기 전까지는, 그때까지 밝혀진 가장 합리적인 결과를 잠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과학이다.

진화론에는 많은 허점들이 있다. 빅뱅이론에도 풀리지 않은 허점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진화의 과정을 재해석하고, 인플레이션이론을 빅뱅에 첨가하는 방식으로 단점들을 보완해가고 있다. 그러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현재까지의 최선일 뿐이다. 조만간 더 나은 이론이 나올것이고, 조만간 인류는 더 큰 발전을 이룩해 나갈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과학에 대한 신뢰이다. 과학에 대한 신뢰는 절대성에 대한 것이 아니라, 더 나아질 것이라는 발전의 미래에 대한 신뢰인 것이다.

응용과학의 한분야인 의학도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우리는 히포크라테스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안다. 오늘날의 의학은 어려운 수술을 이루어내는등 놀라운 외형적(외과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생명의 신비나, 의식이 어떻게 생기는 것인지, 암이란 것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러나 그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생명의 근보을 모르지만, 인공수정이나 세포복제를 할 수 있다. 의식의 근본 원리는 모르지만, 인공지능을 만들어가고 있다. 암의 원리는 모르지만 경험적인(원시적인) 치료법으로 많은 경우에 암을  효과적으로 퇴치하기도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의학의 진보가 있을 것이고, 앞으로 더 나은 의료지식이 보급될 것이다. 어쩌면 오늘날 인구에 회자되는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되는 의학적 지식이 완전히 바뀌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새로운 과학적 발전이 있을때까지는 현대의 의학이 이루어낸 발전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면서 더 나은 근거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오늘날의 의학이 미처 이루어내지 못한 문제때문에 건강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보다, 이미 밝혀져 있는 의학적 지식이 충분히 제대로 전해지지 못해서 건강을 잃는 사람들이 더 많을 수 있다. 그런 전달 과정에서의 과학적 힘의 상실은 의사들 집단 내부에서 이루어질수도 있고, 의사와 환자들 사이의 전달과정에서 개인적인 혹은 의료체계적인 문제점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다. 오늘날 의료정보를 공급하는 주요한 루트중 하나인 메스미디어에 의해 잘못 전해질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전해진 의학이라는 학문이 이루어낸  지식의 최선선이, 다른 지식들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는 경우이다. 내일의 일기예보를 기상대가 정학히 예보하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러나 기상대의 예보가 정확하지 않다고, 점짐에서 내일의 기상을 묻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이다. 그러나 의학에 관해서는 이와같은 일들이 수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신의 건강이라는 큰 문제가 달린 사안에 의학이 명학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혼란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이루어 낸 과학의 최선선에 충실하는 것이, 내일 더 나은 과학적 결과가 나타나기 이전까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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