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버티고
베르나르 앙리 레비 지음, 김병욱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블루아메리카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재미 한국언론인이 쓴 책을 감명깊게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책은 오늘날 전 세계를 이끌어가는 강한 힘을 가진 나라로 비쳐지는 미국이 사실은 자기들 자신도 아픔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세계화 = 미국화. 세계화 = 미국인의 이익. 이라는 조악한 등식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그 책은 미국인들 자신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희생자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좋은 책이었다. 이익을 보는 사람은 미국인 중의 최상위 몇퍼센트일뿐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중산층이 축소되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깨닿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또 다른 시각에서 미국을 대하는 관점을 일깨워주는 좋은 책이다. 프랑스인 철학자가 미국을 1년가량 여행하며서 느낀 것을 담은 이 책의 제목은 버티고(vdrtigo)이다. 현기증이라는 뜻이다. 저자가 바라보기에 미국은 현기증이 나는 사회라는 것이다.

보수적이어야 할 공화당과 진보적이어야 할 민주당의 정책이 때로는 뒤바뀌어 있는 등, 미국의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어서 저자는 미국사회에서 현기증을 느낄 정도였다는 것이다. 미국이 현기증을 일으킨다는 제목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이 책 또한 독특한 시선을 제공하는 것은 틀림없다.

우리가 '미국'이라는 단순함으로 바라보는 미국사회의 내면에는 미국을 이루는 다양한 집단과 관습 문화들이 있고, 그것들은 세심한 관찰력을 가진 사람의 시각에 적지 않은 모순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마치 한국태생이 아닌 박노자씨가 우리보다 한국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이 책도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미국의 모습을 깨닿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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