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우리 역사 바로잡기 1
이덕일, 김병기, 신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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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생각만해도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우리에게 바다는 가깝다. 새해맞이를 하러 동해로 떠나고, 여름 피서를 위해 남해로 떠난다. 주말을 위해 서해로 간다. 그러나 대륙. 끝없이 펼쳐진 바다같은 땅... 우리에게 그런 것은 얼마나 낮선 것이었던가. 반도의 허리가 갈라진 남쪽에 사는 우리는 사실상의 섬에 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이 섬같아서인지, 우리민족이 드넓은 기상을 가지는 것이 주변국가들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서인지, 우리의 역사가들이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인지, 우리의 역사학자들이 지나치게 완벽한 근거를 따지는 학자적 양심에 충실해서인지... 우리의 국사교과서는 참으로 겸손하다. 홍익인간을 내세우는 우리 민족의 강역을 사실상 한반도에 국한시키는 방침을 택하고 있으니 말이다...

고구려가 넓은 만주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역사기술로는 고구려가 과연 실질적으로 현재의 우리민족이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솟아오르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중국의 동북공정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역사관은 사실상(결과적으로) 축소사관이 되는 것이다. 고증된 것만을 사료로 삼는다는 방법은 결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중국의 신화에 나오는 은나라. 하나라가 실제로 존재하는 국가였을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고고학적 발굴결과 그들 먼 고대의 신화에나 존재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나라들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역사는 힘있는 사람이 아무렇게나 꾸며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현재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그 존재를 유보시킬 성질의 것도 아니다.

이 책은 고조선의 존재와 그 강역을 점유하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우리민족이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이하게도 정통학계가 아니라 소위 재야사학자들을 중심으로 그런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었다. 사실 초기의 연구들은 조악했었다. 그러나 그런 연구들이 발판이 되고, 비판적 발전을 이루어 오늘날은 제법 정교한 이론체계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이 책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는 바로 그런 집단적의 노력이 만들어낸 현재로서의 최선의 결과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민족사관이 이루어낸 현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고, 또 아직도 미진한 점을 비판적으로 읽어낼 수 있다. 역사는 그렇게 이루어져간다. 과거의 역사를 탐구하고 어루만지며, 우리는 오늘날의 역사를 일구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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