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소설이 아닙니다.

난 이 책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거론될때 애써 외면했다. 난 소위 유명세를 가진 책들에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소설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아내를 모자로 착각했다니... 요즘 유행하는 엉뚱한 판타지 류의 소설로 생각하는 것을...

그런데 이 책은 소설이 아니었다. 유행이 지나갈 즈음 약간의 감추어진 호기심으로 뒤적거려본 이 책은 그렇게 내 손에 들어왔다. 이 책은 신경병리학에 대한 책이었다. 의학책이라고 하기엔 좀 대중적이고, 대중적인 책이라고 하기엔 좀 전문적인 책이었다. 그러나 그리 어렵진 않았다. 집중해서 읽기에 적당한... 그런 책.

인간심리. 특히 뇌기능의 이상에 관한것. 이건 전문적인 영역이다. 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당연을 뒤집었다. 뇌기능 이상에 관한 신경학적인 내용을 대중적인 읽을거리고, 그래서 베스트 셀러로 만들수 있는것도 작가의 역량 나름이라는 것을.

이 책에는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도 실제 그런 괴상한 신경증상을 앓고 있는 병자로 나타난다. 정말 괴이하기 이를데가 없다. 그런데 재미있다. 그리고 유익하다. 음.... 그 유익을 어디에 써 먹을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에 꼭 써먹을 수 있는 것만 유익하다면, 세상에서 퇴출시켜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컴퓨터 게임. 각종 불량식품(햄버그, 술... 포함해서)...

혹은 혹세무민하는 정치학 서적, 사람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 인문학서적, TV와 신문, 그리고 대부분의 책... 그리고 나라는 세상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는 존재까지... 그래서 이 책은 좀 위안이 된다. 이런 사람들도 사는데... 나도 살아야지... 그런 위안을 안주삼아 주 매뉴로 몇일을 보내기에 딱 좋은 책이다. 유익함의 판단은 각자에게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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