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독재 - 강제와 동의의 사이에서
책세상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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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새로이 해석하기

'고독한 군중'은 오늘날의 사회에서 대중의 존재양식을 규정하는 상징으로 나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 책 '대중독제'는 무척 신날한 어조로 '고독한 군중'류의 대중에 대한 접근을 비판한다. 사람은 고독한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낭만적인 수사로만 그려지기에는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박정히나 스탈린, 히틀러가 독재자라면, 그 독재자를 용인하고 지지한 사람들은 바로 대중이라는 주장이다. "그들이 총칼을 앞세운 무력으로 대중들을 강압하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이 인다. 그것이 바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들에 대한 암묵적 지지를 정당화하기 위한 기억의 조작이다!" 저자는 그렇게 말하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을 정당화한다. 그런 심리기제가 있어야 삶이 고단하지가 않고 또 하루의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 그러나 편안한 삶과 올바른 삶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적인 성찰의 결과이다. 더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대중들의 요구가 바로 독재권력을 불러들인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독재자로 불리는 그들을 키워주고 그들에게 권력을 안겨준 사람들, 그 권력을 유지하게 암묵적인 지지를 보낸 사람들이 바로 대중들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박정히나 히틀러는 다 선거를 통해 정권을 차지한 사람들이다. 박정히는 쿠데타로 정권을 장학했지만, 선거에 의해 그 쿠테타를 정당화하고 장기집권을 할 수가 있었다. 다른 독재자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 결국 대중들이 그들에게 권력을 준 것이다. 대중들은 그들을 싫어하고 도재자라고 부르지만, 선거때마다 그들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 역시 바로 그 대중들이라는 역설이 존재한다.

대중들은 자신도 모르게 안정을 찾는다. 그 안정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독재권력이다. 독재권력은 대중들의 의사에 반대하여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그 독재권력에 힘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대중들이다. 그래서 대중독재라는 단어가 성립되는 것이다. 저자는 얼마전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관 사업에 대한 공청회에서 수많은 연자들이 한결같이 반대의견을 밝혔지만 시민단체들은 반대운동을 벌이지 않았던 점을 지적한다.

대중들은 박정희 정권의 독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이룩한 것에 대해 자축을 하지만, 그들의 내면 한편으로는 그 시절의 독재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중은 독재를 원한다는 명제를 아무곳에나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중은 다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정치현실을 분석할때 대중독재라는 개념으로 볼때 비로소 이해되는 것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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