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함정 - 이실문명총서 5
로널드 라이트 지음, 김해식 옮김 / 이론과실천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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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오늘날의 사회의 변화는 현기증이 난다. 한달만 메스컴에서 떨어져서 살면 그 사이에 많은 것들이 바뀌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인터넷 혁명에 심취해 있다보면 어느새 웹 2.0으로 바뀌어 있고, 한해 전에 산 휴대폰은 이미 구형이 되어 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하루가 멀게 바뀌고, 사람들의 해외여행은 해마다 기록을 갱신한다.

이렇게 숨가쁘게 바뀌어가는 것. 숨가쁘게 더 성능이 좋은 물건들이 œR아져 나와 진열대에 쌓이는 것. 우리는 이런것을 진보라는 이름으로 불러왔다. 그러나 저자는 묻는다. 과연 이런 것을 진정한 의미에서 진보라고 할 수가 있느냐고. 인간이 자신의 식량을 해결하기 위해 어렵게 한 마리의 메머드를 잡는 것에서, 쉽게 두마리의 메머드를 잡게 된 것은 분명 진보이다. 그러나 수십마리의 메머드를 한꺼번에 잡아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신들의 존재기반을 갉아먹는 것일 뿐, 더 이상 진보라고 부를수가 없지 않느냐고 저자는 묻는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찬란한 문명세계에는 그런 매머드의 경우가 적용되지 않겠는가? 저자의 질문에 답을 하다보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보를 향해가는 것이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쌓아가는 이 문명이라는 것은 바벨탑처럼 스스로 무너져 내릴 운명을 지닌 매우 취약한 어떤 것은 아니었던가... 인류의 역사상 문명이라고 불릴만한 많은 선례들이 그것을 증명해주는 것은 아니었더가.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스스로 내부에서 무너져 내렸던 이스트 섬의 몰락의 사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유사한 방식으로 무너진 것처럼 생각되는 마야문명의 사례들에서 우리들은 진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몰락에 대한 교훈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끊임없이 생명의 모태인 지구를 괴롭히고, 인류 스스로의 존재 기반을 갉아먹는 오늘날의 문명에다 진보라는 이름을 붙여서 부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이 책은 그런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오늘날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책들이 여럿 나오고 있지마, 이 책은 진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는 점에서 더욱 강한 인상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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