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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나라의 앨리스 ㅣ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6
루이스 캐럴 지음, 남기헌 옮김 / 책세상 / 2006년 10월
평점 :
이상함과 신기함의 사이
재미있는 이야기의 주인공 앨리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기자기한 '동화책'의 외형을 벗고, 멀쑥한 단행본 '책'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도대체 앨리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앨리스가 겪은 모험의 내용이 달라지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다. 꼭 같은 내용이다.
달라진 것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책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출판사가 '이상한'을 '신기한'으로 바꾸어 출판하는 것은 출판사 기획자들의 손끝이나, 번역가의 뇌에 들어있는 단어장의 어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책을 읽고 받아들일 수요자들. 즉 우리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꼭 같은 단어 'wonderful'의 미국적 혹은 영국적 의미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앨리스가 겪은 모험담을 '참 이상한 경험이군'이라고 받아들이던 사람들이 이젠 '정말 신기한 이야기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앨리스가 겪은 모험을 수식하는 의미부여를 하는 독자들의 생각이 달라진 때문이다.
이상한 이야기와 놀랍고 신비로운 이야기의 차이. 그것은 동화책에서 판타지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아이들의 책에서 꿈꾸는 성인들의 책으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사회에 허용되는 범위안의 일탈에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추구하는 지적 흥미의 추가가 만들어낸 작지만 큰 변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