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쇼핑 - 조선일보 이규현 기자의 사서 보는 그림 이야기
이규현 지음 / 공간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을 사는 법

그림은 예술이면서 동시에 상품이다. 화가는 예술가이면서 생활인이다. 그래서 미술품이 시장에 나온다. 미술품을 사고 파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림은 분명히 사고파는 대상이면서도, 예술이란 이미지 때문에 일반인에게 그 상행위가 잘 알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젠 대중들의 시대이다. 미술품도 대중을 겨냥한 것들이 생겨난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미술시장도 생긴다. 그리고 그 미술시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유명하지 않은 화가들도 그림만 그리면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그림이 팔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림을 사는 행위는 그림의 신성함을 해치는 행위가 아니다. 그림을 창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자금지원을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신성한 예술적 감상대상인 그림을 사고 파는 행위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품은 화가의 손을 떠나면서부터 객체가 된다. 독립적으로 사고 팔리는 물건, 재화, 즉 상품이 되고 마는 것이다. 여기에서 부터 화가의 소외가 발생된다. 미술품은 투자나 투기의 대상이 되고,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희소성의 원칙이 적용된다.

작가가 죽어야 미술품이 오른다는 말이 있다. 죽은 작가는 더 이상 작품을 만들지 못한다. 그러므로 작가가 죽으면 미술품의 희소송이 발생한다. 즉 가격이 오르게 될 동인이 생긴다는 말이다. 이것이 작가의 소외현상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작가의 작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인정되던 미술품의 구입이, 이제는 작가가 죽기를 바라는 동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작가를 떠난 이상 작품은 그 자체로 세상에 존재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가 미술품이란 상품을 대할때 느끼는 아이러니이다. 그런 것이 미술시장의 속성이기도 하다. 이젠 미술품의 대중화 시대를 맞아 미술시장에 대한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미술 시장의 속성에 대해 오랫동안 그 분야에 몸을 담아왔던 신문기자가 쓴 글들을 모든 책이다. 미술시장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소소하게 적혀있다. 미술시장을 이해하고, 미술계가 움직이는 원리를 알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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