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헤르만 헤세 지음, 박희정 그림, 서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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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경규가 '한끼줍쇼'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청춘들에게 절대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았다. 홍대에서 그 질문을 했다가 혼났다는 이야기였다. 기성세대가 놓친 위태로운 사회속에서 느끼는 청년들의 불안감과 고통을 이야기하는 이 스토리는 나에게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현재 나는 수업을 듣고 공부만 하던 시절이 끝나고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가?'라는 막연한 질문이 코 앞으로 들이밀어졌다.나에게 '꿈이 뭐니?' 라는 질문은 무작정 남이 하라는 대로 하던, 나를 가꾸지 않은 이제까지의 나를 질타하는 질문이었다. 


(이 문단은 스포일러가 포함된 줄거리가 있습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데미안의 자전적인 소설로 이미 유명하다. 목사인 아버지와 신학계 집안 어머니 아래서 데미안은 라틴어 학교를 졸업하고 신학교에 들어가지만 적응하지 못하는 삶은 주인공인 한스와 매우 닮아있다. 마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신학교에 들어간 한스는 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과 모범적인 태도를 보인다. 한스는 하일너와의 관계를 시작으로 점차 학교에서 겉돌게 된다. 결국 국 신학교를 나오게 되는 한스는 고향으로 돌아가 신학교에 가기 전 그가 두려워했던 기계공의 삶을 끝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한스의 삶은 현재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또는 많은 10대 20대가 겪는 고민을 보여준다. 부모님, 선생님이 원하는 공부하는 삶을 살고 성적표 종이 한 장에 울고 웃는, 두려움에 떠는 삶은 예전에도 비슷했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공부를 하면서도 '왜 공부를 하는가' 라는 질문에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답변이 나오지 않는 것도 그러하다. 한스의 삶은 정말 전형적으로 남에게 의지하는 삶이었다. 물론 겉으로는 혼자서 공부를 잘 하는 모범적인 학생으로 보였을 지 몰라도 그의 내면에는 자아가 부족했다. 현재의 청소년, 그리고 20대 청춘들 또한 그렇다. 어른들의 말씀대로 공부를 열심히 할 때와는 달리 혼자서 고민하고 행동해야할 순간이 되자 알몸으로 내동댕이 쳐진 기분이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한스의 삶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또 내 자신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는 경고장 같은 소설이었다. 한스는 자신에 대해 찾아가려고 했지만, 결국 수레바퀴 아래에 깔려버린 채 삶을 마감했다. 우리가 내면을 탐구할 때는 끝없이 고민하고 시간을 쏟고 신중을 기해야 함을 명심해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나 자신에게 집중해야 하는 삶을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면 김영하 작가가 청춘페스티발에서 했던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법' 강연을 추천한다. 깊게 와닿았던 강연 중 하나이고 내가 목표로 삼고 있는 이야기이다. 일기 같은 것을 쓸때 '오감'에 집중해서 글을 쓰는 것이다. 오감에 집중하다보면 내가 느낀 것, 맡았던 향, 손에 닿았던 감촉을 느끼며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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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교과서 - 3D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필라테스 아나토미
이자벨 아이젠.브룩 마론 지음, 현명기 옮김 / 프로제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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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근육을 어떻게 쓰느냐이다. 어느 운동을 하든 어떤 근육을 사용하는 지가 힘과 균형에 매우 중요하다. 기본 자세가 잘 안잡혀 있거나 매번 자세나 힘, 균형 등 몸의 근육을 어떻게 쓰는지 확인하지 않는다면 엉뚱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기 관리, 자기 개발이 붐인 지금 여러 운동들 중에서도 가장 핫한 운동이 필라테스이다. 필라테스는 특히 근육의 사용과 균형, 자세교정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요즘에는 체형교정, 다이어트 등 여러 목적으로 필라테스를 시작한다. 필라테스가 낯선 사람들을 위해 이야기하자면 필라테스가 엄청 특별한 운동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러 운동 자세들 중에도 필라테스에 포함 되는 것이 많다. 기본 스트레칭 동작이나 플랭크 등 간단한 동작들이 많다. 


문제는 간단한 동작들을 제대로 하지 못함에 있다. 매번 하면서도 어느 부위의 힘이 들어가고 빠지는지 체크하지만 쉽지가 않다. 특히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동작들은 엉뚱하게 힘을 쏟기 일쑤다. 강사분이 설명해주고 자세 교정도 해주지만 귀로 듣고 손으로 지적하는 부분을 잠시 고칠 뿐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런 점에서 <필라테스 교과서>는 매번 동작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설명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그림으로 근육이 그려져 있어서 어디에 힘을 주어야 하고 신경써야 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대부분 정보들이 해부학적 명칭으로만 나와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웠다면 이 책은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또한 필라테스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필라테스 교육자 이자벨 아이젠이 쓴 책이고 전문의가 번역하고 감수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또다른 점은 위에 나와있는 것처럼 자세에서 포인트가 되는 점들을 짚어주는 것이다.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위에 언급된 것들만 정확히 숙지하고 동작을 취하면 올바른 필라테스 자세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몸을 위 아래로 구부릴 때, 하복근에 힘을 준다' 처럼 한번에 완성된 동작을 보기보다 과정마다 포인트를 짚어주는 점이 좋다. 그 외에도 각 자세마다 난이도, 지속시간, 장점과 주의할 점들도 쓰여있어서 트레이닝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좋은 팁들이 가득하다. 



강습을 받지 않고 혼자 집에서 트레이닝 하는 사람들을 위한 운동 순서도 존재한다. 초보자들의 경우 이 순서대로 운동을 시작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번에 순서대로 책의 모든 것들을 하기보다 전신운동을 하되 한 동작을 정확히 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추천해주는 순서를 참고해서 나만의 운동 동작들을 짜임새있게 갖추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외에도 혼자 운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잘한 팁들이 있다.매트, 운동기구, 식습관 등 다양한 건강관리를 위한 팁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단체로 하는 매트운동을 하고 있어서 정확하게 동작을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항상 하는 동작들을 교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히 강사를 보고 따라하기 보다 어떤 근육을 써야하고 어떤점에 유의하면서 운동을 해야할 지 알수 있는 것이 더 많은 운동효과를 낸다고 느꼈다. 특히 신경써서 자세를 취하면 취할수록 동작이 더 그럴듯 해지고 자세가 바르게 되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든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든 이 책을 참고해 더 나은 자세로 운동을 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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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나공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고급(1.2급) - 최다.최신! 기출 수록! 압축! 60개념! 2019 시나공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이건홍.허진.이희명 지음 / 길벗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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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은 기출문제는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출문제를 풀게되면 핵심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뼈대를 알면 살을 붙이기는 매우 쉬운 일이다. 흔히 말하는 '참공부'는 본인의 흥미대로, 얼마든지 시간을 투자해 공부할 수 있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핵심'이 가장 중요하다. 빠르고 정확하게 암기하기 위해서는 '핵심'이 필요하다.



시나공에서 나온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고급 1,2급 교재는 한권으로 구성되어있다. 전체 범위를 다룬다는 점에서 정말로 분량도 적고 안에 기출문제까지 있는 것을 염두해 두었을 때 페이지수가 터무니없이 적다. 솔직히 말하면 오랜 기간을 생각해두고 한국사 시험을 준비한다면 이 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말 '핵심'만 다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이 터무니 없이 짧아 모든 범위를 훑기에 불가능하거나 촉박하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또한 많은 분량에 기초가 흔들린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통해 핵심을 추려내는 것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들이 뭔지 알고 공부하는 것과 모르고 공부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뒷부분으로 갈수록, 내용이 복잡할수록 암기력이 떨어지고 진도가 나가지 않는 타입이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핵심만 추려서 읽고 기출을 풀면 너무 많아 감당이 되지 않아 하나도 건지지 못할 부분에서 한두개를 건져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과유불급을 막기 위한 선택이라고 할까. 모든 수험생들이 '핵심'을 잘 추려서 단단한 지식을 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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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K
돈 드릴로 지음, 황가한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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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것과 같이 SF소설이긴 하지만 굉장히 철학적이고 심오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SF'와 '냉동인간'이라는 주제로 신나서 읽던 것과는 달리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미간의 주름이 깊어졌다. 정말 어려웠던 책이지만 간단하게 줄인다면 죽음과 이름에 대해 끝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제로K'는 화학적 온도 단위인 '켈빈(K)'에서 따온 제목이다. 0K은 이론상에서 존재하는 온도로 우리나라에 친숙한 도씨로 바꾼다면 -273.15'C이다. 0K에서는 엔트로피-에너지와 무질서도의 척도- 가 0에 수렴해 절대적인 정의를 갖는 한편 무질서도가 0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도달하기 불가능한 온도이다. SF로써 미래과학을 보여주는 소설이지만 소설 속에서도 0K는 가까워질 수는 있어도 도달하지 못하는 온도이다. 작가는 '제로K'라는 제목에서 이미 냉동인간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단순히 SF소설이라고만 생각하지 못한 이유는 이 소설이 단순히 냉동인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미래에 일어날법한 일을 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냉동인간'이라는 주제로 생각할 법한 철학적 문제들을 미래를 배경으로 삼아 표현했다. 또한 이름이 가지는 의미, 언어에 대한 돈 드릴로의 생각이 담겨있는 책이라 더 심오하다. 그가 왜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작가 중 하나인지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이전에는 냉동인간은 아직 불가능하지만 과학의 발전 가능성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었다. 책을 읽은 지금은...잘 모르겠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모든 털을 밀고 해체되어 냉동보관 되는 것은 사실상 죽음이 않을까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막연한 미래를 기다리며 그들이 잊혀진다면 그것은 그 어떠한 죽음보다도 허무하다고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에도 죽음에 대한 심오한 물음은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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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검프
윈스턴 그룸 지음, 정영목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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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이게 될까?' 싶은 것들이 있다. 엄청난 경쟁률에 스펙이 쟁쟁한 사람들 사이에서 괜히 주눅 들고 나 자신만 깎아내리는 것들. 해보지도 않고 하기도 전에 미리 좌절하는 것들. 나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돌아서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막상 용기를 내고 부딪쳐본다면,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이었을 뿐임을 알 것이다. 

 

정말 검프라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싶었다. 마지막에 검프의 이야기를 싣고자 했던 기자가 검프의 말도 안 될 법한 인생사에 지레 겁을 먹고 달아났던 것처럼. 정말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살았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한 번쯤 겪을까 싶은 어마무시한 일들을 포레스트는 일상처럼 겪는다. 어쩌다 들어간 풋볼 팀에서 우승을 하고, 대통령과 만나서 드라마를 보고, 우주여행을 한 뒤 식인습성의 원시 부족을 만나 그들의 한 끼 식사가 될 뻔한 일들. 땡전 한 푼 없던 거지에서 거대한 회사의 사장이 되기까지. 과연 포레스트는 어떤 점이 특별한 것일까? 

 

글쎄. 겉으로 보기에 그가 조금 특별하다고 할 만한 것은 평균보다 조금 낮은 아이큐 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오히려 의문점을 만든다. 백치가 이런 어마어마한 일들을 겪었다고? 우리는 포레스트를 정말 겉만 봐서 파악하면 안 된다.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던 것에 힌트가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망설이지 않는다는 것.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포레스트의 마음가짐이 그를 엄청난 인생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풋볼을 하라는 코치의 제안에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것. 총알이 난무하는 전쟁터에 뛰어들어 다친 동료 병사들을 구해낸 것, 하고 싶었던 새우 양식으로 대박이 난 것 모두 그의 선택과 행동이 만들어낸 것이다. 

 

세상은 바보 같은 다수가 만들어나간다는 옮긴이의 말에 공감한다. 득실을 따지지 않는 우직함이 모여서 세상을 바꾼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의 노인처럼 작은 우직함이 숲을 만들어 냈던 것처럼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아! 하고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 있다. 톰 행크스 주연의 1990년대 영화로 이 소설이 영화화되었을 때의 명대사가 있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단다. 하지만 책의 첫 장에서는 말한다. 백치는 초콜릿 상자가 아니라고.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가 부정되는 이 문장에 아! 하고 떠오른 것은 우리가 그들을 휘두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초콜릿처럼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우리의 삶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시작하 려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지금은 너무 커다랗고 위협적으로 보이겠지만 그건 당신의 인생에 있어서 정말 스쳐 가는 작은 일일 뿐이란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난 안될 거야, 하고 포기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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