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
윈스턴 그룸 지음, 정영목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이 세상에 '이게 될까?' 싶은 것들이 있다. 엄청난 경쟁률에 스펙이 쟁쟁한 사람들 사이에서 괜히 주눅 들고 나 자신만 깎아내리는 것들. 해보지도 않고 하기도 전에 미리 좌절하는 것들. 나 스스로 한계를 만들고 돌아서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막상 용기를 내고 부딪쳐본다면,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이었을 뿐임을 알 것이다. 

 

정말 검프라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싶었다. 마지막에 검프의 이야기를 싣고자 했던 기자가 검프의 말도 안 될 법한 인생사에 지레 겁을 먹고 달아났던 것처럼. 정말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살았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한 번쯤 겪을까 싶은 어마무시한 일들을 포레스트는 일상처럼 겪는다. 어쩌다 들어간 풋볼 팀에서 우승을 하고, 대통령과 만나서 드라마를 보고, 우주여행을 한 뒤 식인습성의 원시 부족을 만나 그들의 한 끼 식사가 될 뻔한 일들. 땡전 한 푼 없던 거지에서 거대한 회사의 사장이 되기까지. 과연 포레스트는 어떤 점이 특별한 것일까? 

 

글쎄. 겉으로 보기에 그가 조금 특별하다고 할 만한 것은 평균보다 조금 낮은 아이큐 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오히려 의문점을 만든다. 백치가 이런 어마어마한 일들을 겪었다고? 우리는 포레스트를 정말 겉만 봐서 파악하면 안 된다.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던 것에 힌트가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망설이지 않는다는 것.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포레스트의 마음가짐이 그를 엄청난 인생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풋볼을 하라는 코치의 제안에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것. 총알이 난무하는 전쟁터에 뛰어들어 다친 동료 병사들을 구해낸 것, 하고 싶었던 새우 양식으로 대박이 난 것 모두 그의 선택과 행동이 만들어낸 것이다. 

 

세상은 바보 같은 다수가 만들어나간다는 옮긴이의 말에 공감한다. 득실을 따지지 않는 우직함이 모여서 세상을 바꾼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의 노인처럼 작은 우직함이 숲을 만들어 냈던 것처럼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아! 하고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 있다. 톰 행크스 주연의 1990년대 영화로 이 소설이 영화화되었을 때의 명대사가 있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단다. 하지만 책의 첫 장에서는 말한다. 백치는 초콜릿 상자가 아니라고.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가 부정되는 이 문장에 아! 하고 떠오른 것은 우리가 그들을 휘두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초콜릿처럼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우리의 삶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시작하 려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지금은 너무 커다랗고 위협적으로 보이겠지만 그건 당신의 인생에 있어서 정말 스쳐 가는 작은 일일 뿐이란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난 안될 거야, 하고 포기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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