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설] 뮬란 : 새로운 여정

뮬란 새로운 여정 ㅣ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엘리자베스 림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20년 4월

요즘 내 관심사는 로판 장르이다. 여자 주인공이 마냥 왕자님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로맨스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성장하고 나아가는 여주가 꼭! 필요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뮬란은 로판 여주 캐릭터의 시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적 전쟁에 나가 싸운 여자 주인공은 뮬란뿐인 것 같으니. 뮬란이 최강의 검사이거나 엄청난 전투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정신력,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힘은 누구보다 강했다.

이 책 <뮬란-새로운 여정>은 흔히 알고 있는 디즈니 영화 <뮬란>의 이야기는 아니다. 작가인 엘리자베스 림에 대한 설명을 보고 유추할 수 있겠지만 뮬란에 대한 팬픽과 같은 느낌이다. 영화에서 조금 더 상상력을 가미해 쓴 소설이다. 영화를 생각하고 책을 읽는 독자들은 너무 깜짝 놀라지 마시길. 책은 중후반부 눈이 쌓인 산에서 샨유와의 전투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뮬란 영화는 어릴 적 정말 많이 봤는데 책을 읽고 순간 내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아 책의 내용을 다 왜곡해 기억하는 건가, 하는 걱정이 들었었다. 느닷없이 유령을 보고 지옥에 가는 뮬란을 보고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이건 영화를 책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상상력을 더한 소설이니까. 앞서 말했듯 팬픽으로 보면 되겠다.

팬픽이라고 하면 뮬란을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재밌는 소설이다. 그리웠던 핑이나 무슈가 반가웠다. 영화의 사진을 소설에 맞추어 편집해 넣었는데 ‘맞아, 영화에 이런 장면이 있었는데. 이건 그 상황이었지.’ 하는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뮬란 영화를 다시 보고 싶게끔 만든다.

[자기개발/수험서] 2020 이기적 SQL 개발자(Developer) 이론서 + 기출문제

2020 이기적 SQL 개발자(Developer) 이론서 + 기출문제 - 무료 동영상 강의 제공, 최신 기출문제 100% 복원
임호진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4월

관련 분야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SQL이란 것이 굉장히 낯설 것이다. SQL은 structured query language의 약자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데이터 구조를 정의, 데이터 조작, 제어하는 절차형 언어를 의미한다. SQL을 이 책으로 처음 접하게 된 나도 사실 처음 이 책을 받고 매우 당황스러웠다. 데이터 관련해 파이선과 머신러닝을 공부한 적은 있지만 SQL은 너무 생소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다 쓸데없는 고민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책에서는 정말 기초적인 것 부터 가르치기 때문에 SQL에 문외한인 나도 한 발 내딛을 수 있게 만들었다. 역시 처음은 프로그램 설치부터 시작한다. 책에 나온대로 차근차근 실행하다보면 어느 새 필요한 것들을 다 다운받게 된다. 

첫번째 파트가 프로그램 다운로드였다면 두번째 파트는 데이터 모델링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들을 정리한 파트다. 긴 개념들을 표로 간략히 정리해 두어서 한눈에 보기 쉽고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는 사진으로 설명이 상세하게 나와있어 좋았다. 섹션 뒤에 문제가 있어서 개념을 이해하고 마무리로 예상문제를 풀면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좋았다. 

세번째 파트가 본격적으로 SQL을 시작한다. SQL의 기본 개념에서부터 활용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파트인 만큼 집중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문제를 풀 때도 책의 이론을 이해하고 이를 응용해서 풀 수 있어야 하니 그만큼 정확하게 공부해야하는 파트다. 

파트 4와 5는 실전 모의고사와 기출이다. 책 분량의 절반이 기출문제인 만큼 다양하고 많은 문제를 풀어볼 수 있다. 문제 바로 밑에 정답과 해설이 있어서 빠르게 답을 맞춰 피드백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따로 정답책을 찾아볼 필요가 없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책 한권으로 기초지식부터 활용, 더 나아가 기출문제 풀이와 모의고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동영상 강의도 제공되고 맨 마지막에 마인드맵으로 개념을 간단히 정리할 수 있어 좋다. SQL을 이제 막 시작하거나 깔끔하게 한권으로 SQLD에 응시하고 싶은 수험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중국소설/역사소설] 삼국지 첩보전 2

삼국지 첩보전 2 - 안개에 잠긴 형주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들어가기 앞서 이 책의 시리즈 <삼국지 첩보전> 첫번째 이야기, 정군산 암투를 읽기 않는다면 두번째 이야기인 ‘안개에 잠긴 형주’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삼국지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소설 1권에서 나왔던 가상의 인물 ‘한선’이 누군지도 모르고 물음표만 가득한 채로 소설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이야기인 ‘안개에 잠긴 형주’는 조금 기대하며 읽기 시작한 소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삼국지에서 유명한 부분 중 하나인 관우의 최후와 관련된 편이었기 때문이다. 1권 정군산 암투에서는 위와 촉의 이야기가 주가 되었다면 2권에서는 오까지 포함되어 위촉오의 이야기가 오간다. 삼국지에서 유비와 조조가 메인 캐릭터처럼 느껴지고 손권은 개인적으로 비중이 약한 캐릭터였는데 형주에 있던 관우와 관련된 이야기이기 때문일까 오나라의 비중이 크게 느껴졌다.

1권에서 점점 인물들이 많아졌는데 2권에서는 더 복잡하게 얽힌 관계에 익숙해지던 이름들도 슬슬 헤매이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불리는 이름은 하나겠지만 중국 역사 관련 소설들은 부르는 호칭이 가지각색이라 앞장을 뒤적거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맨 앞에 기구와 직책, 담당자의 이름이 적혀있어 헷갈릴 때마다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위촉오의 중요 전투와 전투년도도 포함되어 있어서 궁금하다면 참고할 수도 있어 좋았다.

1권에서 속속히 첩자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충격이어서 더 이상 충격 먹을 일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내 오산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국소설/역사소설] 삼국지 첩보전 1

삼국지 첩보전 1 - 정군산 암투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삼국지는 정말 오래된 스테디셀러이다. 그만큼 2차 창작물도 끊임없이 인기몰이 중이다. 소설, 영화, 드라마, 웹툰, 게임 등 어떤 작품으로 나오든 재미있는 소재이다. 이번에 읽은 소설은 영웅의 서사이기보다 그 뒤 암투를 이야기한 소설, <삼국지 첩보전>이다.

<삼국지 첩보전>의 1권은 정군산 암투이다. 정군산에서 위나라와 촉나라의 전투. 위나라의 하후연이 촉나라의 첩자였던 친위대의 손에 의해 패하고 죽음을 맞으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촉나라에서 오는 첩자들의 일에는 ‘한선’이라는 자가 관여되어 있다. 소설이 시작되는 시점 이전부터 촉나라를 살살 약 올리는 미지의 인물이다. 암투를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작가가 넣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소설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인물로 위에는 더없이 위협적이다.

삼국지라는 이름 때문인지 복숭아 나무 아래 세 남자의 도원결의부터 시작될 것만 같았던 소설은 첩보전이 붙으면서 피비린내 나는 전투와 첩자, 배신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심지어 시기도 적벽대전 이후 위, 촉, 오로 나뉜 이후의 시점이고 조조보다는 그의 아들들인 조비, 조식이 주가 된다.

중국 소설의 묘미 중 하나는 옛 사상가들의 이야기나 시와 같은 문구가 있다는 것이다. 첩보전이라고 해서 기대하지 않았었지만, 이 안에서도 의가 있고 충이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첩보전의 매력인 꼬일 대로 꼬인 관계망도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어서 스릴이 넘쳤다.

후에 양수가 ‘술은 있는데 사람은 가고 없구나. 술을 마주하고 노래한들 다 무슨 소용이던가?’ 하며 술을 땅에 뿌리고는 “영웅, 잘 가시게.”하는 장면이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말하는 족족 명대사를 읊던 양수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읽는다면 삼국지의 굵직한 사건들을 어느 정도 이해한 후에 읽는 것을 추천하고 삼국지를 이미 잘 알고 있다면 더없이 좋으리라 생각했다.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읽기에는 조금 힘든 소설이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삼국지를 검색해서 사건과 인물 관계도를 이해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유투브에서 검색해서 읽고 지식백과를 참고해가며 삼국지 굵직한 사건들과 인물들을 이해하고 소설을 읽었다)

[비문학/사회과학] 증거의 오류

증거의 오류 - 데이터, 증거, 이론의 구조를 파헤친 사회학 거장의 탐구 보고서
하워드 S. 베커 지음, 서정아 옮김 / 책세상 / 2020년 2월

'주장을 신뢰할 수 있는가'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남을 설득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 근거와 증거, 데이터 등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그 데이터들은 정말 믿을 수 있는 데이터인가?

데이터는 해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통계학으로 넘어가려면 데이터를 라벨링하거나 숫자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은 신뢰할 수 있는 기준으로 분류되어야 하지만 완벽하게 객관적일 수는 없는 것 같다. 분류자의 주관적인 견해, 또는 무지에서 비롯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증거의 오류>는 여러 사례들은 들어가며 사회과학에서 데이터, 증거들의 오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공무원들이 증거로 수집하는 데이터에서 사망원인이나 범죄 등이 존재하는데 데이터 수집이 이렇게 이루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흥미롭게 읽었다. 실제 사례들을 일일히 언급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책에 각주가 달려있는데 책 목차나 맨 마지막에 reference항목이 없어서 원래 없는 책인건지 어디서 손실된 것인지 아리송하다) 개인적으로 자연과학에만 집중해 있던 데이터 다루기에서 사회과학으로 넘어오니 많은 다양한 분류항목들이 존재하고 이분법적으로 나누기 힘든 데이터들도 굉장히 많아 자연과학과는 다른 접근이나 시각으로 데이터를 다룬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데이터를 이해하는 통찰력이 필요해보인다. 또한 무언가를 연구하려면 직접적인 조사가 필요한 점도 느꼈다. 사회과학의 관점에서 보는 데이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같게 된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싶다면 사회과학, 통계와 관련되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분야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