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
문용린 지음 / 갤리온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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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3장 ‘아이가 이럴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를 제외하고 1장 ‘열 살 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 2장 ‘부모들이여, 때로는 아픔을 감수하라’, 4장 ‘10년 뒤 아이가 반드시 갖춰야 할 5가지 기본 능력’과 5장 ‘글로벌 리더로 키우는 연령별 도덕 개발법’을 정신없이 읽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평범하면서도, 블랙홀과 같은 흡입력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슴 속에 맴돌던 뿌연 생각들이 글자가 되어 눈앞에 나타나니 연필은 덩달아 속도를 내며 글에 다가갔다.  분명 교육은 쉬워야 하며, 정직과 공감이 없는 교육은 교육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꼈다.  각 장을 다시 새길 수 있는 시간을 내어야겠다.

여러 곳에서 언급하고 있는 공생의 원리와 ‘이타심이 주는 기쁨 (40p.)'을 통해 문용린 교수님의 기본 철학을 알 수 있었다.  (‘남이 잘돼야 내가 잘되고, 결국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  내가 잘 살기 위해서라도 남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다.' -21p.) 문 교수님은 구체적인 실천 방법도 자세히 언급하였다.  2장 ‘부모들이여, 때로는 아픔을 감수하라’에서는 ’착한 일도 연습과 훈련을 통해 몸에 배게 만들어야 (p58p.)‘ 비로소 아이들이 착한 일을 하는 방법을 알게 되며, ’부모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가 선행을 하도록 유도하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p59)'고 말한다. 

은근슬쩍 귀찮다는 마음 속 이유로, 자녀에 대해 방임의 태도를 취했던 적이 생각났다.  ‘안 돼’라는 말을 하고, 집 밖으로 내보내어 자발적인 해결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을 반성하였다.  모진 부모가 되어야 하며 '아픔조차 감수해 내는 것이 성숙한 부모가 갖춰야 할 자세(56p.)'라고 한다.  본받아 실천해야겠다.

4장에서, ‘타인의 고통에 마음 아파할 줄 아는 것, 그것이 곧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힘(p167p.)’이라고 하시면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남을 배려할 줄 모른다(p.167p.)’고 하신 대목에서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단어인 ‘배려’라는 단어를 만났기 때문이다.  ‘진리는 하나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역지사지의 태도를 연습시키고, 습관으로 굳어지게 해야 한다. (168p.)는 말 또한 너무 좋았다.  ’역지사지의 태도‘는 나를 앞세우는 이기주의 사고로는 도무지 근접할 수 없는 태도이다.  이기주의 사고가 팽배해져 가는 사회에 ’역지사지‘가 갖는 힘은 너무도 크다.  문 교수님은 ’이처럼 부모가 의식적으로 아이에게 다른 사람, 다른 생명체들의 느낌과 감정을 생각해 보게 만들면 아이의 공감 능력이 확 자라게 된다. (169p.)'고 하시면서, 다음 파트에서 자제력과, 분별력 그리고 사랑과 책임감에 관한 얘기를 하셨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은 마지막 장 마지막 부분인 ‘10세 이후 - 아이를 존중하고 또 존중해 주어라’였다.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며,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끼니 때 식사 준비를 하듯, 대화를 할 때에도 준비(222p.)’를 하라고 한다.  ‘자유를 구속하지 말고 아이의 뜻과 행동을 존중하고 인정해 주는 부모(223p.)'를 강조하면서 부모인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셨다.  다시 시간을 내어 읽게 되면 천천히 음미하면서 행동방향을 더욱 더 바로 잡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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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는 곳 사는 곳
다이라 아즈코 지음, 김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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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 마디로 압축하라면, ‘건물은 생물이다’라는 말을 꼽고 싶다.  주인공 리오와 사토코, 그리고 데쓰오가 펼치는 건물 세우기, 사람 세우기를 통해 숨 쉬는 건물에 사회와 인간을 대응시킨 시나리오적 문체를 구사한 특이한 작품이었다. 

1막은 삶의 건조함에 공사장 비계를 만취하여 올라간 구인광고지 부편집장 리오를 공사감독관인 데쓰오가 구하는 이야기이며, 이 일을 계기로 리오는 데쓰오를 찾게 되고 건설업에 관심을 갖게 된다.  2막은 가기야마 건설사를 어쩔 수 없이 떠맡게 된 창업주 딸인 사토코의 고민과 경영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며,  3막에서 5막까지는 가기야마 건설사에 취업한 리오가 공사현장 감독을 거치면서 펼쳐지는 데쓰오와의 짝사랑과 직원상호간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오와 사토코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의 인생역정을 통해 개별 인간을 볼 수 있었고, 감원과 합병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인물들을 통해 사회 속 인간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을 건축에 대응시켜 인간이 건축이고 건축이 인간이라는 생각을 보여 준 작가가 펼치는 이야기는 내가 자고, 사는 공간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해 주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물과 사람에 대해 고마움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해 준 점 고맙게 생각한다.

장점이자 단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점 하나는 많은 소설이 묘사와 대화의 구분이 뚜렷하여 독서의 흐름을 타기가 쉬운 반면, 이 책은 실험적인 시나리오 스타일의 문체로 읽기가 다소 힘들었다.  방백식의 독백은 생동감을 주면서 감정이입은 쉬워서 일방적 묘사체보다는 읽기가 쉽겠지만, 일관성이 없음으로 혼란을 야기하였음은 아쉬운 점이었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서 이런 문체의 섞임 현상이 드러났다.  작가가 시나리오작가 출신인 것 같다. 

(예)

1.

자재가 쓰러져 옆집 함석담을 무너뜨렸네.  전 시행자의 부실공사로 마루 밑바닥 상태가 심각해서 그곳에 손쓰다 보니 스케줄대로 진행하기는 힘들어 보이네.... 사토코는 현장을 돌며 계속 머리를 숙였다.   (103p.) 

2.
....(중략)... 데쓰오와 비교하며 고로를 점점 하찮게 여기는 타산적인 자신에게 리오는  어렴풋이 불안을 느낀다. 
데쓰오에 대한 마음은 진짜일까? 
난 데쓰오를 우상화하고 있다.                                       (1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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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구절) 
 ‘있다’가 아니라 ‘존재한다’라는 표현에는 건물을 구성하는 재료 하나하나를 살아 있는 생물처럼 다루는 현장의 감성이 보인다.  예를 들어 마루나 벽, 가구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커버를 씌우는 행동을 현장에서는 ‘양생(養生)’한다고 한다.
양생한다. 

요즘 세상에 그렇게 다정한 말을 들을 곳이 또 어디 있으랴.

집은 생물이다.                                                                                 (145p)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시행자에 대한 대처예요.  시행자의 요구는 점점 강도가 세지고 사람을 여간 피곤하게 하는 게 아니죠.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게요.  하지만 그건 그만큼 집이 가치가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아무것도 없던 곳에 살려는 사람이 이렇게 하고 싶다거나 저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이미지가 형태로 드러나 집이 세워져요.  그곳에서 사람이 살아요.  자고, 먹고, 쉬고,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아, 역시 우리 집이 최고구나 하죠.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정겹게 느껴져요.  한밤중에 일어나 잠결에도 제대로 화장실을 찾아가는 건 몸이 공간을 기억했기 때문이잖아요.  집이란 그런 식으로 그 사람의 일부가 돼요.  그런 것을 만들다니…….”                      (2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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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발돋음하던 대명컴퓨터의 사장 고대명은 어느 날 엘레베이트 속에서 넥타이를 맨 똥개로 변한다.  자신을 개로 생각한 3명의 사람에게서 용서를 얻어내지 못하면, 다시 사람이 되지 못한 채 영원히 개로 살아가야 한다.

2.
신데렐라를 꿈꾸며, 백마 탄 왕자가 오기를 기다리나, 소망은 요원하며 배고픔은 지척이라, 어쩔 수 없이 대명컴퓨터 고객상담센터에 취업을 하게 되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태파악과 주제파악이 동시에 되지 않는 안하리양도 고대명과 더불어 더블캐스팅된 주인공이다.

3.
개가 된 CEO 고대명은 옥탑방 신세의 실업자 안하리를 대리사장으로 내세워 편견에 사로잡혔던 자신을 뒤돌아보고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입의 혀와 발의 신발인 제갈 전무을 비롯한 부하직원들을 직시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안하리 역시 말단 임시직원에서 대리사장 역을 맡음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보게 되고, 넓은 인간관계를 이해하게 됨으로 당당한 이상적인 젊은이가 된다.

 

 4. 박수
가상공간 설정을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을 현실감 있게 느끼게 한 작품이다.   읽는 이가 개인이 갖는 사고의 한계와 기업이나 사회에서 인간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 필자 조한필님의 뛰어난 재치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5. 황당
‘개의 저주’를 세 번 받아서 개가 되고, 세 번의 저주를 풀어야만 사람이 된다는 설정은 카프카의 ‘변신’의 주인공이 경험한 황당함과 그로 인한 고통을 새삼 느끼게 하였다.  변신은 공포를 수반하며, 이로 인한 고뇌는 끝이 없다.

 

 6.
(한 권의 책이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만만치 않다.  여러 종류의 책이 있고, 독서의 목적과 읽는 이의 현재상황 및 과거 미래태가 다르기에 똑같은 생각을 할 수 없고 똑같은 감명을 공유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산업전선에 있는 사람이 느끼는 체감도와 나와 같이 학생을 상대하는 사람이 느끼는 체감도는 다를 것이다.  내가 책을 볼 때, 최종적으로 잡는 기준은 형식과 내용의 완성도이다.  구성이 얼마나 탄탄하며, 구성의 그릇에 담긴 알맹이는 얼마나 감동적인가를 늘 따진다.)

단순한 흐름에 단순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나와 같이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도 한 권의 소설책마냥 자금자금 재미있게 읽도록 한 작품이다.  가벼운 접근법을 구사하였기에 내심 가볍고 경쾌하게 한 번에 읽었다.  여러모로 즐거운 읽기가 되었고,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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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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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감상]
용을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 ‘테메레르’가 만화적인 요소에 머물지 않고 소설로서의 감동과 설득력을 지닐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하였다.  작은 감동이나 공감은 있긴 하였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소설로서보다 영화 한 편으로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다.  소설이 갖는 심층적 사유나 행위를 기대하고 읽기보다 영상매체가 갖는 개별 행위의 결합과 전개로 내용을 전달하는 편이 작가의 의도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분 감상]
1. 테메레르의 특징으로 호기심을 들 수 있다.  특히 인간과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많은 호기심을 갖는다는 점이다.  성장 이후에는 이러한 호기심을 갖는 장면은 없다. (아래 구절 참고)

2. 테메레르라는 중국용의 활약상보다는 테메레르의 성격이나 행적을 통해 작가 자신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었고 여러 인물들을 피상적이나마 만날 수 있었다.

3. 여러 인간군상과 용의 세계를 볼 수 있으며 서로간의 알력과 질투, 그리고 배신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제점]
1. 62p.에서 63p.로 넘어가는 글은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다.  중간이 빠져있다.

2.  ‘등장인물과 용’의 소개에 그려진 용의 그림은 실루엣만 나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작가가 용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의 이해를 도울 의도로 소개를 하려 했다면, 출판사측에서는 다소 출현이 되겠지만 용의 모습을 컬러로 그렸더라면, 큰 참고가 되었을 테고, 더 실감나는 글읽기가 되었을 것이다.

3. 해군에 비해 공군의 열악한 생활 조건은(86p.) 용이 갖는 중요도를 고려한다면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 태어나서 어른용이 될 때까지 테메레르가 가진 호기심을 나타낸 구절들 -

‘끝이 갈라진 길고 뾰족한 혀를 연신 날름거리며 녀석은 모든 걸 맛보았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지능도 꽤 높은 생물임이 분명했다.’(36p.) / '당장 날아오르고 싶은데.‘(44p.)

 '특히 보석의 원석과 채굴 방법이 기록된 책을 읽어주자 테메레르는 펄쩍 뛸 듯이 좋아했다.’ (85p.)

 '이미 테메레르는 바위로 둘러싸인 해변의 깊은 웅덩이를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기묘하게 튀어나온 암석들과 맑은 물이 테메레르의 관심을 끌었다. (89p.)

 '나도 그 논문 읽고 싶어.  로렌스, 그 사본을 구할 수 있을까?‘ (95p.) 

 ’참 재미있겠다.  우리 그렇게 살면 안 될까?‘ (136p.) 

 ‘테메레르는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을 되풀이해서 들려 달라고 졸랐고, 다 듣고 난 뒤에는 용과 군함에 관해 학자들도 대답하기 힘든 질문들을 던졌다.’ (137p)

 '테메레르는 알에서 깨어났을 때부터 어른스러웠고, 세상의 지식을 열정적으로 빨아들여 이제 모르는 게 거의 없었다.‘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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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메일
이시자키 히로시 지음, 김수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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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신한 소재에 담은 짧은 추리소설 - 체인 메일 - 이시자키 히로시

(1) 작품 전체적인 평  
 일상이 지겨워 어디론가 탈출을 하고픈 세 소녀가 엮어가는 연쇄창작소설을 소재로 현실세계와 상상세계를 교묘히 엮어 만든 한 편의 소설이다.  
 현실에서 시작하여 가상세계인 인터넷 메일 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현실과 중첩을 이루는 작품의 플롯을 보면서 이시자키 히로시 작가가 지닌 역량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이 작가의 문학세계를 좀 더 들여다보아야겠다.) 말미에서는 사와코가 쓴 글귀의 몇 부분을 니체의 글에서 인용함으로 철학적 언의가 현실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하였다.  

 내용의 깊이나 전개의 짜임새는 없으나, 현실과 상상세계의 결합을 시도하여 현실의 문제를 부각시킨 점(가정-학교-친구와의 불협화음으로 인한 청소년의 갈등)과 가상세계가 갖는 긍정성을 보여주려고 한 점은 이 작가가 자신의 책에서 의도한 목적이 크게 빗나가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작가가 말한 가상세계가 갖는 긍정성은 다분히 순수한 생각이다.  가상세계로 인한 현실 부적응이나 더 큰 현실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다분히 크다는 사실은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2) 등장인물들 각자에 대한 감상  

 등장인물은 크게 사와코, 마유미, 마이 이렇게 세 명이다.  체인메일 속의 등장인물은 넷이나 사와코가 2명의 역할을 하였기에 체인메일 실제 참여자는 세 명이다.  이들 세 명이 처한 가정환경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물론 사와코는 가정환경이 원인이 되어 삐뚤어진 성격을 가졌다기보다는 병으로 사망한 어머니의 말에 순응하여 일류학교에 가야겠다는 지나친 의지가 단체생활의 필요성을 강조한 아버지와 마찰을 빚게 되었고, 이 와중에 버팀목이였고, 우상이었던 어머니의 사망은 급기야 아버지를 ‘녀석’으로 표현할 정도의 비정상적인 성격을 갖게 만든다.  이런 소녀까지도 ‘남들과 조금 다른 소녀’(262)이고 ‘소녀들의 슬픔을 공유하며 당신과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누구와도 다른 당신이 되어’(263)줄 것을 요구하는 작가의 변은 너무 지나친 감이 있다.  소외되고 즐거움이 다소 부재한 현대 청소년들의 아픔을 살짝 한 번 들쳐서 생각해 보자는 취지는 얼마든지 공감하나, 무작정 그들의 아픔이 순전히 외부환경의 탓이라거나, 그들에게 비행의 면죄부를 줘야한다거나 하는 식의 직-간접 웅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번역에 있어서의 문제점  

너무도 많은 띄어쓰기 오류로 눈의 피로를 더한 출판사측이나, 후반부에 가서 대량으로 언급된 전문용어나 한자표기에 대한 전무한 설명으로 일관한 무책임성은 과연 김수현이라는 번역가 분을 어떻게 평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안겨 주었다.  띄어쓰기 오류는 출판사측이 책임져야 할 문제기에 따로 예를 언급하지 않겠으며, 단지 설명되지 않은 전문용어들은 여기 따로 적어보겠다.

톨사이즈 블렌드 커피(201) , 파라슈트팬츠(201) / 캐러멜 마끼아또(201) / 이즈의 산(213) / v6 , 합법 드럭 (223) / 안태(230) / 보결 [-> 후보] (258) 

이 분이 번역한 책이 왜 2007년 5월에 다량으로 쏟아지고 있는 지도 무척 궁금하다.  재놨다가 5월에 맞춰서 출시했단 말인가?  그랬으면 괜찮겠지만, 한꺼번에 많은 번역을 함께 후다닥했다면, 다소 느리게라도 정확하고 올바른 번역이 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재미있게 읽었고, 많은 것을 배웠기에 더욱 더 좋은 글, 좋은 작품을 기대하기에 이렇게 허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작성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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