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발돋음하던 대명컴퓨터의 사장 고대명은 어느 날 엘레베이트 속에서 넥타이를 맨 똥개로 변한다.  자신을 개로 생각한 3명의 사람에게서 용서를 얻어내지 못하면, 다시 사람이 되지 못한 채 영원히 개로 살아가야 한다.

2.
신데렐라를 꿈꾸며, 백마 탄 왕자가 오기를 기다리나, 소망은 요원하며 배고픔은 지척이라, 어쩔 수 없이 대명컴퓨터 고객상담센터에 취업을 하게 되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태파악과 주제파악이 동시에 되지 않는 안하리양도 고대명과 더불어 더블캐스팅된 주인공이다.

3.
개가 된 CEO 고대명은 옥탑방 신세의 실업자 안하리를 대리사장으로 내세워 편견에 사로잡혔던 자신을 뒤돌아보고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입의 혀와 발의 신발인 제갈 전무을 비롯한 부하직원들을 직시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안하리 역시 말단 임시직원에서 대리사장 역을 맡음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보게 되고, 넓은 인간관계를 이해하게 됨으로 당당한 이상적인 젊은이가 된다.

 

 4. 박수
가상공간 설정을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을 현실감 있게 느끼게 한 작품이다.   읽는 이가 개인이 갖는 사고의 한계와 기업이나 사회에서 인간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 필자 조한필님의 뛰어난 재치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5. 황당
‘개의 저주’를 세 번 받아서 개가 되고, 세 번의 저주를 풀어야만 사람이 된다는 설정은 카프카의 ‘변신’의 주인공이 경험한 황당함과 그로 인한 고통을 새삼 느끼게 하였다.  변신은 공포를 수반하며, 이로 인한 고뇌는 끝이 없다.

 

 6.
(한 권의 책이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만만치 않다.  여러 종류의 책이 있고, 독서의 목적과 읽는 이의 현재상황 및 과거 미래태가 다르기에 똑같은 생각을 할 수 없고 똑같은 감명을 공유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산업전선에 있는 사람이 느끼는 체감도와 나와 같이 학생을 상대하는 사람이 느끼는 체감도는 다를 것이다.  내가 책을 볼 때, 최종적으로 잡는 기준은 형식과 내용의 완성도이다.  구성이 얼마나 탄탄하며, 구성의 그릇에 담긴 알맹이는 얼마나 감동적인가를 늘 따진다.)

단순한 흐름에 단순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나와 같이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도 한 권의 소설책마냥 자금자금 재미있게 읽도록 한 작품이다.  가벼운 접근법을 구사하였기에 내심 가볍고 경쾌하게 한 번에 읽었다.  여러모로 즐거운 읽기가 되었고,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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